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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또 양보…소득대체율 45%→43%, 이재명의 승부수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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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03.13.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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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소득대체율 43% 안을 전격 받아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민주당은 그간 소득대체율의 경우 44% 이하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크게 △여당 안을 전폭 수용함으로써 협치 이미지 부각 △수권정당으로서의 책임감 강조 △조기대선이 펼쳐질 경우 집권 후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재정부담을 고려한 것 등을 이유로 꼽는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다음주 제2법안심사소위원회,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를 골자로 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는 전날 오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동안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소득대체율 43% 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국민의힘도 곧장 환영의 입장을 냈고 이에 민주당 소속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상임위 차원에서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데 따른 것이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김미애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 2025.2.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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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합의를 찾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이에 따라 꽉 막혀있던 연금개혁이 이 대표 제안으로 물꼬가 트이면서 협치의 공을 민주당이 가져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12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 에서 지난해 영수회담 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연금개혁안을 전폭 수용하려 마음을 먹은 적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보험료율 13% 인상에는 여야가 합의했고 소득대체율에 대해 민주당은 50%, 국민의힘은 43%를 얘기했는데 마지막에는 (민주당도) 45%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 대표가 만나 뭔가 물꼬를 튼다, 합의를 찾아 국민들에게도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대통령이 44%로 하자고 하면 받을 준비를 하고 만나러 갔는데 다음 (22대) 국회로 넘기겠다고 하더라. (연금개혁을) 할 생각이 없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우리 결단으로 연금개혁을 하게 됐다'는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게 됐다"며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하자는 건 당초 민주당의 제안이기도 했고, 국민의힘이 (모수개혁 우선에) 응하는 구도가 되면서 협치 이미지를 충분히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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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한 불가피한 선택" 강조…집권 후 재정 부담 불식 의도 해석도

또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안을 수용한 것이 국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권 정당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이 대표의 결단으로 여야는 보험료율(내는 돈)은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현행 40%에서 43%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보다 상대적으로 받는 돈보다 내는 돈이 더 많이 늘어나는 구조다.

민주당은 이를 의식해 국민의힘 안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국가지급보장 명문화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딧 확대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확대 등 세 가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치들을 함께 추진해 보험료율 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 개혁은 불가피하지만 국민 부담도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을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최대한 도리를 다하겠다. 미래 연금 수급에 대한 부담을 덜고 상대적으로 부담을 많이 져야 할 분들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 역시 "이 대표도 (연금개혁 문제에 대해) 계속 고심을 해왔으나 지금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것이 국민연금을 위해,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해 전날(13일)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거쳐) 이 대표도 여당과 유연하게 협상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민주당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를 대비, 집권 시 져야 할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재정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놓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행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기준으로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이 많아지는 시점은 2041년, 기금이 고갈되는 시점은 2055년이다. 또한 기금이 소진된 2055년 후 추계기간 마지막 연도인 2093년까지 쌓이는 적자만 무려 2경1656조원이다.

이를 13%, 43%로 조정하면 기금고갈 시점은 2064년, 같은 기간 누적 수지적자는 현행 대비 4321조원이 줄어든 1경7335조원이다. 반면 지난해 민주당이 제시했던 13%, 45% 안의 경우 기금소진 연도는 2063년으로 1년 앞당겨지고 누적 수지적자는 현행 대비 2815조원 줄어드는 수준인 1경8841조원에 그친다.

김 평론가는 "더 내고 더 받고 싶은 국민의 표를 의식했다면 50%로 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지속가능성은 떨어진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아프지만 결단을 내려서 해야 할 것은 하겠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집권 이후 감당해야 할 부담을 더는 효과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협의회 여야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우원식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공동취재) 2025.03.10. photo@newsis.com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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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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