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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수)

[테크M 리포트] '딥시크 쇼크' 이후 변화하는 AI 투자 트렌드...'저비용-오픈소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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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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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과 우수한 성능을 앞세운 중국의 '딥시크'가 AI 시장을 뒤흔들면서 투자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 'AI 칩이 많으면 이긴다'는 전제 하에 막대한 시설투자를 통해 우위를 점하려던 빅테크들과 이들에게 값비싼 고급 AI 칩을 공급하던 엔비디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키워드는 '효율화'와 '맞춤형', '개방형'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AI '가성비' 이슈에 엔비디아 주춤…맞춤형 반도체 주목

딥시크의 등장으로 그동안 AI 대장주 노릇을 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17% 폭락한 엔비디아 주가는 다음날 8%대 반등을 보이긴 했으나 여전히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시가총액 순위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3위로 밀려났다.

이는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을 쓰지 않고도 선도적인 AI 모델들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이전처럼 엔비디아 AI 칩 구매에 메달리기 보단 딥시크와 같이 알고리즘 개발 등을 통한 성능 향상에 눈을 돌릴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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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AI 추론과 운영 등의 측면에서 AI 투자가 지속될 것이며, 저렴한 AI 모델의 등장이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며 더 많은 칩을 소비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빅테크들이 값비싼 엔비디아 칩 대신 맞춤형 자체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메타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업계의 선도적 공급업체로부터 실리콘을 계속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고유한 워크로드를 위해 자체 맞춤형 실리콘을 개발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4년 상반기부터 자체칩 'MTIA'를 채택하기 시작했다"며 "2025년 내내 증가할 용량과 일부 GPU 기반 서버의 수명이 다했을 때 교체하는 데 사용하면서 이러한 워크로드에 대한 채택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체칩 비중을 늘리고 있는 아마존도 딥시크 쇼크에서 비껴가는 모습이며, 빅테크들이 자체칩 개발을 위해 파트너로 손을 잡고 있는 브로드컴 주가 역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는 오픈소스가 대세?

딥시크가 나스닥을 폭락시키는 가운데에도, 메타, IBM 등 오픈소스 중심으로 AI 모델을 개발해 온 기업들은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된 딥시크의 파급력이 오픈AI와 같은 독점 모델보다 더 큰 혁신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AI 시스템을 만들 때는 독점적인 것이 큰 이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공유했다"며 "많은 업계가 우리가 하는 것을 채택하고 혁신에 다시 기여하며 표준화했고, 가격이 더 효율적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딥시크를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오픈소스가 표준이 될 것이며, 국가적인 이익 관점에서 미국이 표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뉴스 중 일부는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이 올바르다는 확신을 강화시켜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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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역시 30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13% 가까이 오르며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다. IBM의 성장 동력은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AI와 레드햇이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고객들이 AI를 통한 혁신을 위해 계속 IBM을 찾고 있다"며 "생성형 AI 관련 사업 규모가 한 분기만에 20억달러 증가하며 5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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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의 원조격 기업인 IBM은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범용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대신, 기업들이 AI를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과 맞춤형 모델 개발에 집중해왔다. IBM의 오픈소스 중심의 개방형 혁신과 '그래니트' 모델을 통해 추구해 온 효율화 및 맞춤형 전략이 딥시크 등장 이후 더 주목받는 모습이다.

그래도 AI 투자는 계속된다

딥시크가 불러온 변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은 AI 시설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결국엔 이런 투자들이 AI 시대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발표 이후 30일(현지시간) 주가가 6% 넘게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AI 수혜가 기대되는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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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소프트는 클라우드 공급 제약을 이유로 설명하며 AI 설비투자(CAPEX)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4분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포함한 자본지출은 226억달러로 전분기 200억달러보다 10% 이상 늘었고, 올해 총 자본지출 규모가 8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딥시크의 등장 이후 이런 막대한 설비투자가 투자대비수익(ROI)을 맞출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 모양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딥시크와 같은 저렴한 AI 모델의 등장이 오히려 소프트웨어 시장을 키울 것이며, 이에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 인프라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딥시크가 몇 가지 진정한 혁신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유형의 최적화는 AI가 훨씬 더 보편화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 PC 플랫폼 공급업체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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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빅테크들이 AI 투자에 대한 전망을 꺾지 않으면서 딥시크 쇼크 이후 급락했던 데이터센터 및 전력 관련주들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로 꼽히는 셀레스티카(13.59%), 아리스타네트웍스(5.58%), 코히런트(4.79%), 버티브홀딩스(3.75%)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또 오클로(18.73%), 뉴스케일파워(7.18%), 비스트라에너지(13.59%), 콘스텔레이션에너지(5.71%) 등 AI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원자력/전력 관련주들도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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