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 소후닷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세계 AI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25년 1월, 베이징 정부청사에서 열린 리창 총리 주재 좌담회에는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40)이 참석해 정부공작보고 초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AI 기업 대표 중 유일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AI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량원펑(梁文鋒)은 1985년 중국 광둥성 잔장 출신이다. 17세에 저장대학교 정보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2010년 "저비용 PTZ 카메라 기반 목표 추적 알고리즘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은 훗날 그의 기업 철학이 된 '최소 비용, 최대 효율'의 시작점이었다. 중국 과기부 산하 연구소의 장웨이 연구원은 "당시 이 논문은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비용 효율적인 AI 개발의 선구적 연구였다"고 평가했다.
대학 졸업 후 량원펑은 2015년, 대학 동기 리징과 왕하오와 함께 AI 기반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설립했다.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을 접목한 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하이-플라이어의 운용 자산은 80억 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금융전문지 차이징은 "하이-플라이어가 중국 퀀트 투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2023년 5월, 하이-플라이어에서 분사한 딥시크는 불과 1년 반 만에 챗GPT와 경쟁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주목할 점은 개발 비용이다. 딥시크는 557만 달러로 이를 달성했는데, 이는 오픈AI가 챗GPT 개발에 투자한 7800만 달러의 약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AI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5년 1월 공개된 딥시크의 최신 모델 'V3'는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투자 책임자 크리스 딕슨은 "V3의 등장으로 AI 개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의 연구자 노암 브라운은 "딥시크가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강력한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 CICC는 이러한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중국 AI 시장이 2030년까지 5조 6000억 위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대 로스쿨의 윈스턴 마 교수는 "AI 산업에서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 AI 시장이 연평균 32.5%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테크모트 컨설팅의 제프리 토슨은 "량원펑의 총리 주재 좌담회 참석은 중국이 AI 산업을 국가전략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의 장리핑 연구원은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 AI 산업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전환되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량원펑의 한 사업 파트너는 "처음에는 그가 1만 개의 칩으로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2023년 첫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 코더' 공개를 시작으로, 2024년 5월 '딥시크-V2', 이어서 'V3'와 'R1'까지 연이은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량원펑은 지난해 7월 중국학술원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당장의 수익이 아닌 기술 혁신을 통한 생태계 성장"이라며 "진정한 경쟁력은 팀의 성장 노하우와 혁신 문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픈소스는 단순한 상업적 전략이 아닌 문화적 가치이며, 우수 인재 유치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딥시크는 미국 주요 AI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현저히 낮은 개발 비용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회사가 공개한 557만 6,000달러의 개발 비용은 GPU 임대료만을 포함한 것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는 제외된 금액이다. 모건스탠리의 AI 산업 애널리스트 케이트 황은 "실제 총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딥시크의 비용 효율성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딥시크는 현재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며, 기업가치는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투자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기술력과 시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는 보수적인 평가"라고 전했다.
글 : 조상래(xianglai@platum.kr)
ⓒ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 중화권 전문 네트워크' 플래텀, 조건부 전재 및 재배포 허용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