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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1 (금)

"권력냄새 물씬"…美백악관이 공개한 사진, '은둔의 영부인' 종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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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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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을 통해 공식 사진을 공개했다. 8년 전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첫번째 공식사진과 달라진 강인한 인상이 눈에 띈다.

이날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이름으로 공식 인증된 X(옛 트위터) 계정에 공개된 사진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워싱턴DC 랜드마크 중 하나인 워싱턴 기념탑을 배경으로 책상에 양손을 짚은 상태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흰 셔츠에 짙은 색 바지 정장을 입은 채 입술은 굳게 다문 모습이다.

표정부터 자세, 옷차림까지 흑백톤의 사진에서 차가운 분위기가 풍긴다. 8년 전 공식사진이 얼굴을 클로즈업한 컬러 사진이었던 것과도 차이가 상당하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팔짱을 낀 방어적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이번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지난 21일 백악관 관저의 국빈 응접실인 옐로 오벌룸에서 촬영됐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멜라니아 여사의 공식사진을 촬영했던 벨기에 사진작가 레진 마흐가 이번 촬영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머니투데이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 공개됐던 공식 사진. /사진=백악관



백악관이 일반적인 영부인이 보이는 내조형 이미지와 달리 '보스' 분위기가 풍기는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에는 적극적인 외부 행보를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에는 좀처럼 대중 앞에 나서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렸다.

패션 평론가 엘리 바이올렛 브램리는 영국 BBC 인터뷰에서 "정장부터 자세까지 대통령의 이미지를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들던 전통적 영부인의 모습과는 상충하는 힘을 드러내도록 세심하게 조율된 사진"이라며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의 힘을 더 많이 드러내려는 의도가 묻어난다"고 분석했다.

브램리는 "멜라이나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서 눈을 가리는 챙 넓은 모자를 선택한 것과 달리 이번 사진에서는 카메라를 직접 응시하면서 대중과 눈을 맞춘 것도 주목할만하다"며 "다만 눈맞춤은 보통 가까운 느낌을 주지만 멜라니아 여사의 사진은 그렇지 않고 미셸 오바마 여사나 질 바이든 여사와 달리 불가사의한 느낌을 자아낸다"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대 미술사 교수 그웬덜린 뒤부아 쇼는 "권력의 상징인 워싱턴 기념탑과 멜라니아 여사의 몸이 어우러지고 있다"며 "멜라니아 여사가 처음 백악관에 머물 때만 해도 다소 주저했던 권력을 더 많이 행사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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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짙은 감색의 실크 올 코트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같은 색깔의 실크 울 펜슬 스커트, 동그란 챙이 넓은 같은 색 모자로 강인한 인상을 선보이면서 취임식 내내 '신스틸러'라는 평가를 받았다.

2기 취임식 차림도 집권 1기 취임식 당시 하늘색 캐시미어 드레스를 입고 모자 없이 옅은 하늘색 장갑과 구두로 밝은 분위기를 선보였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챙이 넓은 모자 때문에 시선이나 표정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에게 입맞춤을 하려다 모자 챙에 걸려 허공에 키스를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미 언론은 군복처럼 각이 잡힌 코트가 범접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풍겨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던 다른 대통령 부인의 취임식 복장과는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강철 갑옷처럼 느껴진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 여사가 미국 패션 갑옷을 입고 워싱턴에 재입성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017년 1월20일 집권 1기 취임식을 마친 뒤 미국 세인트 존스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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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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