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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화)

"누가 제일 잘나가?" 은행들 앞다퉈 '유튜버 모시기'…얼마나 벌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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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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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크리에이터들이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은행들이 '유튜버 모시기'에 한창이다. 특히 은행들은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달러로 수익을 낸다는 점에 주목하고, 송금 수수료 면제와 환율 우대 등을 내세워 전용 상품을 내놓고 있다.

1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버 등 1인 크리에이터가 신고한 '2023년 수입금액'은 총 1조7861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고 1인 크리에이터가 늘면서 2019년 1011억원이었던 수입금액이 큰 폭 증가했다.

특히 수입 상위 1%에 해당하는 1인 크리에이터 247명의 총수입은 3271억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1%가 전체 수입의 18.3%를 차지했고 1인당 평균 수입으로 전환하면 연간 약 13억2500만원을 벌어들였다.

크리에이터 시장이 커지면서 은행권도 이들을 대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타발송금(해외에서 국내로 송금) 수수료나 환율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식이다. 크리에이터들이 해외 플랫폼(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에서 활동하고 달러로 수익을 받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유튜버 자동 입금 우대 서비스'를 출시했다. 타발송금 수수료 면제 혜택과 함께 올해 연말까지 90% 환율 우대와 현찰 수수료 면제 쿠폰이 매월 제공된다. 해외 콘텐츠 기업에서 송금받는 수익금을 자동 입금해주는 '하나 밀리언달러 통장'에 특화 서비스를 더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 7월부터 일찌감치 '우리 크리에이터 전용 통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송금 받기'로 수익금을 입금하면 송금 수수료를 면제하고 80% 환율 우대 혜택을 준다. '해외송금 받기'는 5만달러 이하 해외송금 건을 우리은행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서 직접 조회해 본인 계좌로 입금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도 구글로부터 매달 광고비(애드센스)를 받는 유튜버 등을 위해 '인플루언서 자동 입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5만달러 이하 송금 건이 가능하다.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소하면서 크리에이터들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도록 돕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적은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연 0.1%대 금리) 확보 효과를 볼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달리 수익 변동성이 크다. 그만큼 일정 수준 이상 예치금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조달 원가가 적게 드는 만큼 예대마진이 커지는 수익 구조이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를 통한 홍보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크리에이터들은 젊은 세대에 영향력이 커서 은행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고객"이라며 "환율 수수료 무료 등 이벤트를 통해 점유율을 차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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