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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7 (월)

"손실 나도 원금보장" 버퍼형 ETF 인기라는데…국내서 선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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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주요 버퍼형 ETF 현황/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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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하락해도 손실을 일부 보전하는 버퍼(Buffer)형 ETF(상장지수펀드)가 최근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고점 부담이 커지면서 다소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작용한 영향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버퍼형 ETF가 출시되지 않았는데 일부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조만간 국내에서도 상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1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12월27~1월2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20개 ETF 중 65%가 버퍼형 ETF였다. 최근 미국에서 버퍼형 ETF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손익의 상방과 하방을 정하는 버퍼형 ETF의 특성상 연말연초에 상장이 몰리기 때문이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버퍼형 ETF가 대거 출시된 배경으로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것도 있지만 연초라는 날짜 특성 때문"이라며 "기간을 특정할 때 분기 혹은 연 단위로 들어 맞는 것이 수요자 입장에서 명료하기 때문에 분기초 혹은 연초에 버퍼형 ETF가 출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버퍼형 ETF는 주가가 떨어져도 10~15% 정도의 손실은 보전해주는 특징이 있어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때 주목을 받는다. 주가 하락을 일부 방어하긴 하지만 완충 범위를 넘어서는 손실에 대해서는 초과 하락분만큼 손실이 반영된다.

예를들어 마이너스(-) 10%까지 손실을 보전해주는 버퍼형 ETF의 경우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기초지수가 10% 하락할때까지는 원금 손실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15% 하락했다면 완충 범위(10%)를 초과하는 5%만큼의 손실을 입는다.

하락을 일부 방어하는 대신 상승률도 제한된다. 기초지수가 아무리 오르더라도 수익률이 10%로 제한된 버퍼형 ETF라면 최대 수익은 10%까지만 얻을 수 있다.

버퍼형 ETF인 PJAN의 수익구조. /자료=이노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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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는 옵션을 활용한 전략이다. 버퍼형 ETF마다 운용전략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풋 스프레드 매수를 통해 손실 방어하면서 콜옵션 매도 수익으로 풋 스프레드 비용 충당 및 상승 상한을 설정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풋 스프레드는 만기가 같고 행사가격이 서로 다른 풋옵션을 매수·매도해 두 행사가격의 차이만큼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두 풋옵션 중 행사가격이 더 높은 풋옵션을 매수하고 행사가격이 더 낮은 풋옵션을 매도한다. 주가가 행사가격 밑으로 내려가면 확정적으로 스프레드 수익을 낼 수 있다.

풋 스프레드 매수를 위한 비용은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충당한다. 콜옵션은 주가가 오를수록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률 상방이 제한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버퍼형 ETF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초지수의 가격과 옵션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수 시점에 따라 버퍼와 수익 상한 여력이 달라진다. 버퍼형 ETF 중 하나인 US 에쿼티 파워 버퍼(티커 PJAN)의 경우 매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15%의 손실 완충과 12%의 수익 제한을 제공하는데 현재(1월14일) 손실 완충 여력은 14.76%가 남았고 수익 제한 여력은 12.4%로 나타난다. 버퍼형 ETF는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상하한 여력이 매일 공지된다.

국내 운용업계에서도 ETF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운용사들은 버퍼형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유행하던 월배당 커버드콜 ETF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만큼 새로운 유형의 상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면 선점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출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버퍼형 ETF가 미국에서는 인기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는 해당 상품이 없다"며 "아직 국내에선 별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 구조가 워낙 복잡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매일 버퍼의 상하한을 공지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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