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프로야구 키플레이어] [2] NC 베테랑 손아섭
손아섭은 지난 4일 "지난 시즌 팬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올해는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주실 수 있도록, 하루하루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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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광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6월 20일엔 박용택(46)의 2504안타를 넘어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현재 2511개)을 세웠다. ‘안타 기계’ 손아섭의 기쁨은 2주도 채 가지 못했다. 7월 4일 창원 SSG전 수비 도중 팀 동료 박민우와 충돌해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지난 4일 본지와 통화로 인터뷰한 손아섭은 당시를 회상하며 “부상당했을 땐 눈앞이 캄캄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긴 시간 야구를 쉬어 본 건 처음이었다. 좌절감도 컸고, 정신적으로 흔들렸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
팀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와 겹치며 마음의 짐도 커졌다. 지난 시즌 초반 NC는 승승장구했다. 4월 초엔 리그 1위에도 등극했고 5월 중순까지 1위 KIA에 1경기 차로 뒤쫓고 있었다. 그러나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13경기에서 8연패를 포함 1승 12패. 7월엔 설상가상으로 손아섭 등 주축 선수의 부상까지 겹치자 꺾인 사기를 뒤집지 못한 NC는 8월 구단 최다 연패인 11연패에 빠지면서 리그 최하위가 됐다. 팀이 흔들리던 그 순간, 손아섭은 재활군에 머물며 팀을 위해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내가 없다고 팀이 진 건 아니다”라면서도 “연패에 빠지면서 벤치 클리어링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고참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가 같이 있지 못했다는 것에 미안한 순간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부상 기간 손아섭은 희망을 봤다고 한다. 그는 “재활군에 들어갔더니 2군 후배들이 1군에 올라오기 위해 나보다 먼저 훈련장에 나오고 늦게 들어가는, 미친 듯이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많았다. 이들이 모두 1군에 든든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손아섭은 그들을 이끌고 다시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려고 한다. 부상 이후 컨디션이 90% 정도 올라왔다는 손아섭은 2025 시즌 첫 번째 목표로 ‘전(全) 경기 출전’을 꼽았다. 그는 “전 경기 출전과 함께 지명타자가 아닌 외야진에 합류해 후배들의 체력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2025 시즌을 앞두고 신임 이호준 감독은 손아섭에게 후배들과 팀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부탁했다. 이호준 감독은 손아섭을 ‘NC 다이노스의 리더’로 평가하며 그가 가진 경험과 태도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손아섭도 “젊은 유망주가 많은 팀이라 감독님께서 후배들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멘털, 체력 관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손아섭은 2025 시즌 NC 다이노스를 다시 가을 야구의 무대로 이끄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필리핀에서 재활 훈련 중인 그는 “지난해는 팀도, 저도 정말 아쉬움이 컸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새 감독님과 새로운 각오로 팀이 다시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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