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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일)

“무릎 부상 90% 회복, 올시즌 경기 다 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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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프로야구 키플레이어] [2] NC 베테랑 손아섭

2024년은 손아섭(37·NC)에게 낯선 시간이 많았다. 프로 야구 롯데에서 2010년 자리를 잡은 후 14시즌 동안 큰 부상 없이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던 그는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두 달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84경기 출전, 타율은 0.285에 그쳤다.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9, 187안타로 생애 첫 타격왕과 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지명타자)를 수상한 직전 시즌에 비해 크게 추락했다.

손아섭은 지난 4일 "지난 시즌 팬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올해는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주실 수 있도록, 하루하루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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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광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6월 20일엔 박용택(46)의 2504안타를 넘어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현재 2511개)을 세웠다. ‘안타 기계’ 손아섭의 기쁨은 2주도 채 가지 못했다. 7월 4일 창원 SSG전 수비 도중 팀 동료 박민우와 충돌해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지난 4일 본지와 통화로 인터뷰한 손아섭은 당시를 회상하며 “부상당했을 땐 눈앞이 캄캄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긴 시간 야구를 쉬어 본 건 처음이었다. 좌절감도 컸고, 정신적으로 흔들렸다”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팀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와 겹치며 마음의 짐도 커졌다. 지난 시즌 초반 NC는 승승장구했다. 4월 초엔 리그 1위에도 등극했고 5월 중순까지 1위 KIA에 1경기 차로 뒤쫓고 있었다. 그러나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13경기에서 8연패를 포함 1승 12패. 7월엔 설상가상으로 손아섭 등 주축 선수의 부상까지 겹치자 꺾인 사기를 뒤집지 못한 NC는 8월 구단 최다 연패인 11연패에 빠지면서 리그 최하위가 됐다. 팀이 흔들리던 그 순간, 손아섭은 재활군에 머물며 팀을 위해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내가 없다고 팀이 진 건 아니다”라면서도 “연패에 빠지면서 벤치 클리어링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고참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가 같이 있지 못했다는 것에 미안한 순간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부상 기간 손아섭은 희망을 봤다고 한다. 그는 “재활군에 들어갔더니 2군 후배들이 1군에 올라오기 위해 나보다 먼저 훈련장에 나오고 늦게 들어가는, 미친 듯이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많았다. 이들이 모두 1군에 든든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손아섭은 그들을 이끌고 다시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려고 한다. 부상 이후 컨디션이 90% 정도 올라왔다는 손아섭은 2025 시즌 첫 번째 목표로 ‘전(全) 경기 출전’을 꼽았다. 그는 “전 경기 출전과 함께 지명타자가 아닌 외야진에 합류해 후배들의 체력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목표론 ‘출루율 4할’을 말했다. 부상 이전에도 손아섭은 출루율 하락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2023 시즌까지 통산 출루율 4할을 자랑하던 그는 지난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며 선구안도 흔들렸고, 출루율(0.314) 역시 2023시즌(0.393)보다 하락세를 보였다. 손아섭은 “우리 팀에는 홈런왕 데이비슨부터 박민우, 박건우 같은 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있다. 내가 출루율을 회복하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 시즌을 앞두고 신임 이호준 감독은 손아섭에게 후배들과 팀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부탁했다. 이호준 감독은 손아섭을 ‘NC 다이노스의 리더’로 평가하며 그가 가진 경험과 태도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손아섭도 “젊은 유망주가 많은 팀이라 감독님께서 후배들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멘털, 체력 관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호준 신임 감독 아래 NC는 성공적인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아섭은 “팀에 필요한 것은 향후 몇 년간 팀을 지탱할 새로운 선수들의 등장”이라며 “투수 신영우(21)와 타자 김주원(23)이 그 선두에 설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NC에 입단한 신영우는 2024 시즌 종료 후 호주 프로 야구(ABL) 퍼스 히트로 파견돼 7경기에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지난 8일 미세한 팔꿈치 염증으로 귀국해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손아섭은 “강속구 투수인 영우는 호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올해는 NC의 선발진 중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주원이 가진 잠재력은 끝이 없다”며 “주원이의 성장은 NC 다이노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2025 시즌 NC 다이노스를 다시 가을 야구의 무대로 이끄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필리핀에서 재활 훈련 중인 그는 “지난해는 팀도, 저도 정말 아쉬움이 컸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새 감독님과 새로운 각오로 팀이 다시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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