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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3 (목)

세계유산에 못질한 서현·옥택연 드라마 "서원 배경 촬영분 모두 폐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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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KBS 드라마 촬영팀에 의해 못자국이 남은 병산서원 만대루. 안동시 제공


한국방송(KBS)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해 논란이 된 KBS2 새 드라마 '남자 주인공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분을 폐기하기로 했다.

KBS는 안동시청·국가유산청 측의 요청에 따라 이 드라마의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둥에 못을 박은 만대루 장면을 비롯해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된 모든 영상을 뺄 예정이다. KBS 측은 "드라마 방영 시 별도의 사과문을 올리겠다"며 "앞으로 드라마 촬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30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촬영하다 만대루 기둥 보머리 8곳과 동재 보머리 2곳 등 10여 곳에 못을 박았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중 만대루는 보물로 지정돼 있다.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이다. 한 시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제1항을 근거로 KBS를 고발했다.

병산서원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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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KBS 측은 "다만 "소품 설치에 대해 병산서원을 관리하는 별유사님께 검토를 받았고, 별유사님 입회하에 촬영했다"면서도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문화재와 사적지, 유적지에서 촬영을 진행할 때 자문하거나 전문가 입회하에 촬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드라마는 여대생 영혼이 깃든 소설 속 병풍 단역 차선책(서현)이 주인공 경성군(옥택연)과 하룻밤을 보내며 펼치는 로맨스 판타지로, '어쩌다 마주친, 그대'(2023)를 공동연출한 이웅희 PD와 '오! 영심이'(2023) 전선영 작가가 만든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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