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두유·사료 원료 대두 대부분 수입에 의존…
미국, 농산품 수출 1위 품목도 대두 '콩 전쟁'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저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토 회원국은 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5.01.08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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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작년 대두(콩) 수입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벌어진 이른바 '콩 전쟁'이 2기에도 미·중 간 무역전쟁에 중요 변수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체력이 약해진 중국 상황을 감안할 때 중국이 대두를 통해 미·중 간 대화채널 확대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두 수입액은 1억50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두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농산물이지만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한 때 대부분을 차지했던 미국산 대두 점유율은 1~11월 기준 18.4%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 이 자리는 브라질산(74%) 등이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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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왜 자급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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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소재 한 장류 전문 식품기업 역사관에 장의 원료가 되는 대두가 전통 발효설비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사진=우경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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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콩 알갱이는 중국 식량 안보의 핵심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 중국인들의 식생활에 가장 밀접한 식용유(대두유)와 각종 장류의 원료가 된다. 작년 중국 내 대두 소비량은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 지난 2022년엔 1억1000만톤이었다. 작년 수입량(1억500만톤)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수입이다.
또 식용유를 생산하고 남은 대두박은 돼지, 닭, 소 등 가축의 가장 중요한 단백질 사료원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소비국으로, 국내 물가지표에서도 돼지고기가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사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실제 미중무역전쟁 당시 대두와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가 교란됐다.
그렇게 중요한 대두를 중국은 왜 자급자족하지 못할까. 가장 큰 이유는 경작지 부족이다. 13억 인구대국인 중국의 국시는 쌀 자급률 확보다. 중국농업산업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3대 주요식량(쌀·밀·옥수수) 자급률은 99% 안팎이다. 경지 우선순위에서 대두는 옥수수보다도 밀린다. 생산기술도 부족하다. 단위 면적 수확량이 미국·브라질에 비해 턱없이 낮다.
반대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곡물은 대두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초 발표한 '2023 농식품수출국가 정보조사 미국편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대두는 금액 기준 미국 농산물 수출 비중 단연 1위(17.1%)다. 별도 집계된 대두박(2.5%)을 더하면 전체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대두 수출길이 늘어나면 미국엔 그대로 이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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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돼지들 1기보다 더 마를수도...또 콩전쟁이냐 대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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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마카오 반환 25주년 기념식 전야 만찬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12.20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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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이 대두를 보복품목으로 고른 건 절박한 선택이었다. 미국이 가장 아플 지점을 찾다보니 중국에게도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는 대두 수입길을 잘라버렸다.
미중관계가 본격 냉각되기 전인 2017년, 중국은 전체 수요의 34.4%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미국의 수출 대두 거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에 대한 관세 보복으로 중국은 대두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산 비중은 2018년 곧바로 18.9%로 떨어졌다. 미국의 대두 수출량이 반토막 났다는 의미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도 미국과 중국의 '대두여지도'는 외견상 상당히 달라졌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공백을 브라질산으로 빠르게 채우고 있다. 브라질은 이에 힘입어 2023년 역대 최대 대두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질산 대두는 미국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중국 산업현장에서도 미국산 대두 수입이 재개된다면 나쁠 게 없다.
트럼프 2기 무역전쟁이 구체화한 이후 대두를 통해 양측이 대화 물꼬를 틀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무역전쟁을 버틸 체력이 떨어진 중국 입장에서도 대두를 통해 대화채널이 열린다면 나쁠 게 없다. 여전히 대두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수입품목이며, 국내 생산으로 도저히 대체할 수 없는 품목이다.
농업로비단체 미국대두협회(USSEC) 장샤오핑 중화권 담당 이사는 중국 현지언론에 "대두는 중국과 미국 간 중요 무역상품으로, 두 나라가 얼마나 상호 의존적인지 잘 보여준다"며 "미국의 최고 수출품 중 하나인 대두는 고품질과 안정적 공급으로 유명하며 중국은 세계 최고 수요국"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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