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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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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김상식과 같은 한국 심판” 베트남에 진 태국, 불만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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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대회 결승 2차전 후반 30분, 고형식 주심이 태국 선수 위라텝 폼판에게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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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최대 축구 대회인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대회에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이 우승하자 결승전에서 패한 태국에서는 한국인 심판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베트남은 지난 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대회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에 맞서 3대2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도 이겼던 베트남은 합계 5대3으로 앞서며 우승을 확정했다.

이후 태국에서는 결승전 2차전의 주심이었던 고형진 국제심판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태국 축구 팬들은 “고형진 심판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베트남이 행한 여러 번의 반칙을 간과했으며 태국에 불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태국이 2대1로 앞서고 있던 후반 30분 태국 선수 위라텝 폼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사건이었다. 수적 열세에 몰린 태국은 이후 두 골을 허용했고, 결국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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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수퍼리그(현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럭키금성 소속의 피아퐁(왼쪽에서 세 번째), 박항서(맨 오른쪽) 등이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러한 분위기에서 태국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도 입을 열었다. 푸에온 피아퐁(66)은 현지 매체에 “심판 배정은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아세안축구연맹(AFF)은 심판 배정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아퐁은 “감독과 심판이 같은 나라인 것은 불합리하다”며 “결승 1차전에서는 아랍권 주심이 심판을 봤고, 결과와 관계없이 그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베트남 감독과 같은 국적인 한국인 주심이 심판을 봤다”고 했다. 고형진 심판은 베트남 대표팀 수장 김상식 감독과 같은 한국인이다. 태국의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은 일본인이다.

피아퐁은 “결승전 2차전의 심판이 일본인이었다면 그것도 부적절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AFF는 심판 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수준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피아퐁은 한국 프로축구 초창기 럭키금성(현 FC서울)에서 활약했다. 1984년 득점왕‧도움왕을 석권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피아퐁 덕분에 금성사(현 LG전자) 제품이 태국 백화점에서 잘 팔리기도 했다. 그는 태국 국가대표로서 100경기에 출전해 70골을 기록하며 태국 역대 득점 순위 2위에 올랐으며 현재 태국축구협회의 이사다.

다만, 결승전 2차전에서는 태국의 비매너 논란도 일었다. 양 팀이 1대1로 맞선 후반 19분, 태국 수파촉 사라찻이 중거리포로 역전 골을 넣자 베트남 선수들은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부상자가 발생해 베트남 골키퍼가 일부러 밖으로 차낸 공인데, 통상이라면 매너 플레이를 통해 베트남에 공을 돌려주지만 사라찻이 이를 돌려주지 않고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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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시민들이 베트남 하노이의 거리를 가득 채웠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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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축구협회 회장은 심판 문제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담 팡’이라는 별명을 가진 태국축구협회장이자 태국 최대 보험회사 무앙타이생명보험의 CEO 누알판 람삼 회장은 “고형진 심판은 경기 템포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인정했다”며 사라찻의 역전 골을 언급했다. 람삼 회장은 “이건 페어플레이의 문제다. 또한 폼판의 퇴장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람삼 회장은 가장 강력한 팀을 구성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며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 좋지 않은 결과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했다.

한편 고형진 심판은 K리그1뿐만 아니라 2019 AFC 아시안컵, 2020 AFC U-23 챔피언십, 2023 AFC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에 두루 참가했다. 2017년과 2019년, 2023년에는 한국축구협회(KFA)에서 올해의 심판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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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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