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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양자컴 AI 바톤 이어받나...美 주식시장서 “앗 뜨거워” [MONEY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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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컴퓨터로 10자년(10의 24승)은 걸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어내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된다면? 산업혁명이나 인터넷·모바일·AI 혁명을 뛰어넘은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어쩌면 인류는 이러한 상상 속 세상의 단초를 이미 마련했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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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구글이 발표한 컴퓨터를 활용하면 10자년이 필요한 문제를 5분 만에 풀어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는 물론, 5년 전 구글이 1만년 걸리는 문제를 몇 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했던 성능보다 크게 빨라졌다.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 중 하나의 값만을 표현할 수 있는 비트(Bit)로 정보를 처리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상태에서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로 연산한다. 큐비트를 활용하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표현하고 연산 횟수를 줄여 빠르게 최적의 답을 찾는다.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질수록 막대한 계산량을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정책 당국은 2024년을 AI와 양자컴퓨터 분야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했다. 유엔(UN)은 2025년을 ‘세계 양자기술의 해’로 규정지었다. 양자컴퓨터는 AI, 신약 개발, 우주공학, 재료과학, 금융 모델링, 기후 변화 등 인류가 풀지 못한 다양한 숙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는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쉽게 발생하는 양자컴퓨터의 단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IT업계에서는 “양자컴퓨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꿈만 같았던 오류 없는 양자 알고리즘을 실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177달러였던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발표 직후 장중 188달러까지 급등했다. 188달러는 지난 7월 16일(190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로 상징되는 AI 열풍 후발 주자를 찾아왔는데 ‘양자컴퓨터’가 새로운 테마로 부상했던 셈이다.

자금은 계속 몰려드는 분위기다. 양자컴퓨팅 관련주를 담은 ‘디파이언스 퀀텀 ETF(QTUM)’에는 12월 들어 2억 5,000만 달러가 쏟아졌다. 2018년 상장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자금 유입액이다. 이 같은 순매수세에 힘입어 12월 들어 24일까지 17.2%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QTUM은 출시 후 주목받지 못하던 ETF였다”며 “구글이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를 장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양자컴퓨팅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OSEF 미국 양자컴퓨팅’을 상장하기도 했다. 아이온큐를 비롯한 양자컴퓨팅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ETF 시장에 양자컴퓨팅 산업을 겨냥한 ETF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플레이어는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이다. 이들은 초전도 방식으로 양자컴을 개발한다. 또 다른 방식은 이온트랩(Trapped Ion)이다. 아이온큐와 허니웰 인터내셔널(자회사 퀀티넘) 등이 주력하는 분야다. 이온트랩은 말 그대로 전자기장을 이용해 이온(전하를 띤 원자)을 진공 용기에 가두고 이를 큐비트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라면 양쪽 진영 모두와 협업 중인 엔비디아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엔비디아는 CUDA-Q 플랫폼을 앞세워 양자컴퓨터 개발을 돕는 양자 시뮬레이터와 양자 가속 슈퍼컴퓨팅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Word 명순영 기자 Illust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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