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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진짜 같은 교육용 인공장기로 13조 시장 개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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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인체의 주요 부분을 모두 실제 인체와 유사한 인공장기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맞춤형 소재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인공장기 시뮬레이터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의료 시뮬레이터 스타트업 '알데바'가 지난달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돈줄이 마른 투자 혹한기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2022년 창업해 올해 4년 차를 맞는 알데바는 의료기기를 새로 도입할 때 이를 사용할 의사를 교육하는 시뮬레이터를 만든다. 기존에 시뮬레이터로 쓰던 돼지 장기를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추세인데, 실리콘 소재에는 전기가 안 통해 실제 장기와 차이가 크다. 알데바 제품은 인체 조직을 모방한 소재로 만들어 사람의 장기와 질감이 유사하고, 전기 반응도 테스트할 수 있다. 수술 상황에서 발생하는 출혈이나 혈관 봉합, 조직 절개도 가능하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출신인 김진오 대표(35)는 1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현재 의료 교육 시장 규모를 약 13조원으로 잡고 있지만, 수술 로봇 등 새로운 의료기기 시장이 커질수록 시뮬레이터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데바는 이미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10곳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제품은 인공 목과 머리, 가슴, 복부를 비롯해 10여 개다. 지난해 11월 충북 오송에 완공한 생산시설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박사 학위 주제로 로봇 피부를 개발하던 김 대표는 돼지 장기 대체 모델을 찾던 의대 교수를 만나면서 '시뮬레이터'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연구하던 로봇 피부를 수술 기계에 적용했더니 사람 피부와 유사하게 작용하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실패를 줄이기 위해 예비 창업 기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에 참여해 2년간 재무제표를 보는 법을 배우고, 함께할 동료를 찾은 뒤에 회사를 세웠다. 기초를 탄탄히 다진 덕분에 창업 3년 차인 지난해 5월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 첫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 회사는 제품 도입을 검토하는 데만 1년이 소요된다"면서 "한 번 진입하기는 어려워도, 그만큼 시장을 선점한 회사가 유리하기 때문에 알데바가 기술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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