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르카쩌(티베트어 시가체)에 파견된 구조대원들이 8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 제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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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이 지난 7일 티베트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당국의 구조·구호 활동을 강조하며 민족 정책의 성공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티베트 망명 정부는 중국 정부가 ‘티베트’ 대신 ‘시짱’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정치국 상무위)는 지난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재하에 지진이 발생한 시짱(티베트)자치구 르카쩌(티베트어 시가체)시 딩르현에서 지진 구호 활동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정치국 상무위는 회의에서 “인민해방군, 무장경찰대 등 구조대와 중앙기업은 시간을 다투며 한파와 저산소증의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조·구호 작업도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긴장을 풀 수 없다”며 재해 복구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이재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짱인민정부는 지난 9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26명, 부상자 337명이며 6만1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지난 7일 오후 7시 이후부터 추가 없이 유지되고 있다. 부상자 337명 가운데 246명은 치료 후 퇴원한 상태이다.
중국중앙TV(CCTV)는 이재민 정착촌 건설을 위한 조립식 주택 자재가 피해 지역에 도착했으며 라쯔현에서 첫 번째 정착촌 건설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시가체를 돕는 법’ 등의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중국 영문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지진 발생 이후 여러 외국 지도자들과 국제기구들이 중국에 위로를 표했다”며 “그들은 중국 정부의 신속하고 강력한 구조 활동을 높이 평가했으며 당의 강력한 지도 아래 재해 지역 주민들이 반드시 재난을 극복하고 집을 재건하리라 확신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9일 게재한 ‘서방은 시짱 지진 구조 노력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은 이번 지진 대응을 통해 서방이 제기하는 ‘티베트 인권 문제’를 반박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지진은 서방 일각에서 소위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시짱 지역에서 발생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며 혹한과 고산지대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진 발생 10분 만에 구조 헬리콥터가 출발했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구조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당국의 재난대응 능력 향상과 시짱 지역의 시장 상황 개선을 보여주며,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재해 현장에서 보인 헌신은 ‘민족 단결의 견고한 기초’를 보여준다”고 썼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지진대응을 통해 “일부 사람들이 시짱에 강요하려고 했던 ‘서구 인권의 렌즈’는 필연적으로 사실에 의해 반박되고 궁극적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영문 보도자료나 영문 매체 기사에서는 지명을 설명할 때 티베트(Tibet) 대신 시짱(Xizang)을 사용하고 있다. 짱(藏)은 중국에서 티베트인을 부르는 말로 시짱은 ‘서티베트’라는 뜻이다. 중국의 일부로서 티베트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티베트인은 티베트자치구 외 중국 칭하이·윈난성과 네팔, 인도 등지에서도 살고 있다. 국제사회는 대중에게 익숙한 티베트란 명칭을 사용한다.
티베트 망명정부 수장 펜파 체링은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티베트’ 대신 ‘시짱’을 사용하는 것은 티베트의 역사와 문화를 지우는 “선전”이라며 “시짱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함정에 빠지면 티베트 영토와 역사적 주권에 대한 중국의 서사에 크게 연루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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