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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시진핑, 트럼프 취임식 초대 거절…고위급 특사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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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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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초대했지만, 시 주석은 사실상 이를 거절할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이전과 달리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마찰을 줄이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징핑이 트럼프 취임식에 고위 관리를 특사로 파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특사로는 한정(韓正) 국가부주석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거론된다.

부주석은 중국 헌법상 주석의 위임을 받아 직원 일부를 대행할 수 있고, 주석 궐위 시엔 직위를 승계하는 자리다. 다만 부주석은 의전상 서열 2위이지만, 실질적 당내 서열은 상무위원회(1~7위)보다 낮은 8위로 평가된다.

중국은 부주석을 각국 정상 취임식 등에 특사 자격으로 파견하는데, 한 부주석도 지난해 7월 파리올림픽 개막식, 2023년 5월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등에 참석했다.

일각에선 한 부주석이나 왕 부장보다 서열이 더 높은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취임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트럼프 측이 서열 5위이자 당내 '실세'인 차이 서기의 참석의 요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FT는 "그동안 중국이 미 대통령 취임식에 주미 대사를 파견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위급 특사가 참석한다면 전례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재집권에 앞서 양국 간 마찰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짚었다.

시진핑이 취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을 알면서도 트럼프가 초대장을 보낸 건 앞으로 있을 양국 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인용해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라이벌인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는 정치적 연극"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 주석과는 대리인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주 잘 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 상원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하는 등 매파들을 중용하고 있어 실제 트럼프 2기 출범 후 양국 간 긴장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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