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세바스찬 해리슨(오른쪽), 그가 불길을 피해 바위 뒤에 숨어 찍은 사진. /인스타그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된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배우 세바스찬 해리슨이 불길 속에 갇혔다 구조됐다.
9일(현지 시각)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해리슨은 지난 7일 밤 화재 소식을 듣고 말리부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달려갔다. 이 집은 그가 2010년 240만 달러(약 35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슨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집 부지 가장자리에서부터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우선 자신의 아버지인 리처드(89)를 대피시켰다. 해당 지역에 대피령이 떨어졌으나, 해리슨은 자신의 집을 지키겠다며 이를 무시했다. 그는 호스를 잡아 지붕에 물을 뿌리고, 야외 정원에 있는 가구들을 모두 치웠다.
하지만 불길이 더욱 거세지자 해리슨은 집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해리슨은 “모두가 알다시피 경찰이 와서 ‘대피하라’고 했다. 그에 따라 모두가 떠났지만 나 혼자 남아 있었다”라며 “’내가 이곳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날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많은 스타가 화재로 집을 잃었지만, 해리슨만큼 불길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은 거의 없다”라고 했다.
해리슨이 불길 속을 빠져나오면서 촬영한 영상. /인스타그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리슨은 자신의 자가용을 타고 불길 속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옥이었다. 정말 지옥이었다”라며 “바람이 전혀 불지 않다가 갑자기 엄청난 돌풍이 불면서 주황색 불꽃이 벽을 만들어냈다. 불꽃과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바위 뒤에 몸을 숨겼다”라면서 당시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그가 숨은 바위 뒤로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들 정도로 불길이 크게 치솟고 있다.
해리슨은 다행히 자신이 소유한 차량 중 작동되는 것을 찾아 불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해리슨은 오후 9시쯤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을 만나 무사히 구조됐다. 그가 구조되자마자 그의 차량에 불이 붙었다고 한다.
해리슨은 “도로 양쪽의 집들이 불타고 있었고, 쓰레기통과 큰 나무 조각들이 날아다녔다”라며 “(탈출 과정이) 몹시 위험했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따르면 해리슨은 B급 영화계의 베테랑인 리처드의 아들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뒤따라 그 또한 주로 B급 영화에 출연해 왔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화이트 아파치’, ‘파이어백’, ‘러브 미 리시아’, ‘발리아모와 리시아의 노래’, ‘테네라멘테 리시아’ 등이 있다. 현재는 무선통신 제공회사인 ‘셀룰러 어브로드’를 이끌고 있다.
[김가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