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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름이 백골단이 뭡니까”…윤석열 지지자들도 빠르게 손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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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반공청년단’을 소개하고 있다. 국회 정책영상플랫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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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단’을 자처한 극우 청년조직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등장하고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 단체 쪽에서도 선을 긋는 분위기다. 백골단은 이날 저녁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기로 했던 도열식도 취소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공청년단은 국민과 함께 윤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조직의 공식명칭은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을 ‘백골단’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백골단은 과거 1980∼90년대 사복경찰관으로 구성됐던 경찰부대로, 과격한 시위 진압으로 독재정권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부대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열렸다.



회견 뒤 김 의원은 ‘백골단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냐’, ‘정치깡패를 부활시켜 윤석열을 방탄하겠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들을 조금이라도 돕겠다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이 오히려 적지 않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적었다. 이어 “반공청년단이나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고 청년들이 스스로 토론을 통해 교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저녁 6시30분 대통령 관저 앞에서 출범식 및 도열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며 “(1월) 4∼6일 한남대첩에 참석하신 청년 및 신규가입 희망자분들은 2∼3시간 전에 와서 하얀 헬멧을 쓴 사람들을 찾아 문의달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날 저녁 대통령 관저 근처에 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집회를 열고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들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같은 장소에서 시위에 쭉 참여했다는 한 60대 여성은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옛날에 몽둥이 들고 폭력으로 사람들을 진압하던 사람들로 이름을 다 짓나”라며 “내가 볼땐 우리 쪽을 흔들려는 프락치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 관저 앞 국제루터교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도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집회를 진행한 사회자는 “지금 백골단이라 해가지고 2030이 백골단을 조직했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대체 뭐냐”며 “백골단의 이름으로 2030을 모집한다고 하는데 잘못된 행동이다. 하려면 당신 혼자 개인적으로 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백골단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보낸 프락치일 가능성이 있다는 음모론도 제기하며 “상황 다 끝났다”,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 “우리는 하나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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