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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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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폰 보조금 지원하고 아이폰 AI 탑재 막은 中... 판매량 반토막 난 애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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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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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중국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애국 소비 확산으로 화웨이와 샤오미 등의 점유율이 증가한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산 스마트폰 구매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아이폰 탑재 또한 중국 정부가 허용하지 않고 있어, 애플이 중국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들과 차별화를 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9일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에 따르면 작년 11월 중국 내 해외 브랜드 휴대전화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4% 급감한 304만대를 기록했다. 중국 내 1% 이상 점유율을 가진 외산폰은 애플과 삼성 뿐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이 반토막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하락에 고심해온 애플은 ‘가격 할인’ 정책으로 대응했지만, 좀처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애플은 작년에 두 차례 중국에서 가격 할인 정책을 펼쳤고, 이달 2일에도 500위안(약 10만원) 규모의 ‘새해맞이 가격 할인’ 행사를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조사한 작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을 보면 애플의 점유율은 14%로 전년(21%) 대비 7%포인트(P) 떨어졌다. 상위 5개 업체는 비보(19%), 화웨이(18%), 샤오미(15%), 아너(15%), 오포(15%) 등 모두 중국 업체들이었다. IT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작년부터 중국 내에서 애국 소비가 확산됐고, 미국 회사인 애플의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소비재 지원금 품목에 스마트폰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6000위안(약 119만원) 이하의 자국산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판매가의 15%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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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중국산 스마트폰 제품의 기술력과 성능이 향상됐고, 가성비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은 애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위해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한 ‘애플 인텔리전스’의 아이폰(중국 판매용) 탑재가 중국 정부의 불허로 막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판매되는 최신 아이폰에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미탑재됐다.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슬림 아이폰 신제품의 중국 내 판매가 어려울 수도 있다. 슬림 아이폰은 폼팩터(기기 형태) 제약상 물리적 공간을 줄이기 위해 물리적 유심(USIM)을 없애고 전자 유심(eSIM)만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에선 전자 유심 전용 스마트폰 판매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미중 갈등 격화로 중국 정부가 ‘애플 죽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한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삼성전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10여년 전 삼성이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였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삼성 죽이기’에 나선 적이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호 관세 가중 등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 교수는 “중국 시장은 애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과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 애플이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내 각종 규제 문제를 풀기 위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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