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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20년은 더 있어야" 젠슨황 한마디에 韓ㆍ美양자 관련주 동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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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큐 반토막에 이어 국내 양자컴 관련주도 모두 하락

아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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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의 본격 상용화를 '20년 미래'로 본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후 미국뿐 아니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양자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급락한 종목들은 앞으로 미래 가치가 높다는 기대감 외에 성장성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제시돼야 향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윈플러스는 전 거래일 대비 21% 하락한 12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엑스게이트(-13%), 케이씨에스(-11%), 아이씨티케이(-11%)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큐에스아이(-8%), 쏠리드(-8%), 아톤(-7%)과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주에 투자하는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6%)도 하락했다.

양자역학 원리를 암호·보안 시스템이나 반도체에 접목한 양자난수생성기(QRNG),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개발이나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고 알려진 국내 IT보안 관련 상장 종목들이 대거 떨어진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양자 기반 IT보안 기술 기업 실스크와 양자 컴퓨터 시스템 자체를 개발하는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시스템즈도 미국 증시에서 급락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기술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CNBC 등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에서 "양자컴퓨터가 15년 안에 아주 유용해질 것이라고 말하면 이른 편이고, 20년이라고 하면 믿을 만한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마침 인공지능(AI)과 함께 양자 기술을 핵심 주제로 내세운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25가 진행되는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 황 CEO의 발언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그가 양자컴퓨터의 본격적인 실용화 시점을 어림잡아 20년, 아무리 빨라도 15년 이후의 미래로 본다고 언급하자, 이 분야의 산업적 성장 기대감이 급격히 후퇴한 것이다.

양자컴퓨터와 양자보안 관련 기술은 작년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고 확정되는 과정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재개될 경우, 현재 AI와 마찬가지로 양자 분야에 국가 차원의 기술 선점 경쟁과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CEO의 발언처럼 가까운 미래에 이익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앞으로 양자 관련 기술 분야 투자자의 성장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 갈 수 있는 기업만이 높은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익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먼 미래의 기대감만 가지고 높은 주가를 지속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 시장은 여러 불확실성과 조우하는 과정 속에서도 실적 저점 통과 기대감, 혹은 가까운 미래의 성장 가시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는 주식들에 더 붙어서 가야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최보원 연구원도 "양자 컴퓨터 관련주는 상용화되는 대표 제품과 서비스들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가파른 상승과 하락세가 지속되기 보다 대형 IT 업체들의 실적 발표 및 행사에서의 발언 등에 따른 급등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임민철 기자 im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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