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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죽을 듯이 아파요” 역대급 독감 유행 이정도라니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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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마스크 껴” “1주 지나도 기침 계속”

독감 의심 환자 73.9명…2016년 이후 최다

질병관리청 “어린이·노인 백신 접종 맞아야”

헤럴드경제

지난 6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진료를 보려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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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 평소 감기조차 잘 걸리지 않는다는 김마음(35) 씨는 지난주 독감으로 혹독한 날들을 보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씨는 “코로나에 걸렸을 때보다 훨씬 더 아팠다”면서 “2~3일 동안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독감은 코로나랑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더 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병원마다 접수 대기실은 독감 환자들로 북적였고 일부 환자들은 코로나보다 고통이 더 심했다고 하소연했다. 독감은 고열, 기침, 인후통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에게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번 독감은 8년만에 최대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국내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이는 3주 전(7.3명)보다 10배 이상, 1주 전(31.3명)보다 2.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예년 인플루엔자 유행 정점 때의 의사환자 분율과 비교해보면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엔 73.9명, 2023년 61.3명, 2022년 60.7명이었다. 코로나19로 독감 유행이 없던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3.3명, 4.8명이 최고치였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지난 12월 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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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유행하는 가운데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을 찾은 내원객이 진료 및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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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A(49) 씨도 “이번 독감 때문에 죽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씨는 독감에 걸린 지 1주일이 넘게 지났는데도 기침이 멈추지 않아 반차를 내고 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날 A씨가 간 이비인후과는 대기자만 50명이 넘어 오후 2시부터 진료가 마감됐다.

같은 병원에 온 이모(31) 씨는 “가족 4명 중 3명이 독감에 걸려 집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새 주변에 너나 할 것 없이 독감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연초부터 아파서 진이 빠진다”라고 했다.

특히 독감은 18세 이하 청소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 13~18세 청소년층 독감 환자 수는 1000명당 151.3명으로, 이번 2024~2025 절기 독감 유행 기준(1000명당 8.6명)의 17.6배에 해당한다.

지난 주말 독감으로 끙끙 앓았다는 최하은(17) 양은 “열이 많이 나고 몸살기가 심해 코로나인 줄 알았는데 독감이더라”면서 “주말엔 병원 문도 열지 않아서 집에 있던 약으로 대충 버텼는데 죽을 듯이 아팠다”라고 했다. 중학생 김모(14) 군도 “12월 초에 독감에 걸렸었고 병원에서도 약 더이상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잔기침이 나오고 몸이 찌뿌둥하다”면서 “학교나 학원에 독감 때문에 결석한 친구들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어린이와 임신부, 노인 등의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증화 위험이 큰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은 오는 4월 30일까지 무료로 독감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통상 봄철까지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어린이와 임신부, 어르신들은 이미 늦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받으시라”면서 외출 전후 손 씻기 등의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 실천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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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의원에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가 2016년 이후 최대 규모 유행세를 보이자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 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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