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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덴마크 왕실 문장 바꿨다…“그린란드 사겠다”는 트럼프 의식, 그린란드 상징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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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3개 왕관 있던 자리에 직립 북극곰으로 채워

칼마르 동맹 상징 3개 왕관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그린란드 사겠다”

헤럴드경제

왼쪽이 바뀌기 전 덴마크 왕실 문장, 오른쪽이 바뀐 후이다. 그린란드를 상징하는 북극곰의 크기가 커졌다. [덴마크 왕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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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 국왕이 자치령 그린란드와 페로제도를 강조한 새 왕실 문장을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그린란드를 돈으로 사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덴마크 왕실은 이날 홈페이지에서 “지난해 12월 20일 새 왕실 문장을 제정, 이에 상응해 새 왕실 깃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새 문장을 보면 기존에 3개의 왕관이 있던 자리를 덩치가 커진 북극곰이 대신했다. 숫양도 자리를 옮겨 크게 강조됐다.

왕실은 “직립 북극곰은 1960년대에 그린란드의 상징이 됐다”며 “숫양은 페로 제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문장에 있던 3개의 왕관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3국 연합체인 ‘칼마르 동맹’을 상징한다.

왕실은 이 3개 왕관이 더이상 관련이 없기 때문에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당국은 이번 변경이 지난해 1월 국왕 프레데릭 10세 즉위 후 임명된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1819년 이래 덴마크 왕실 문장이 변경된 것은 1903년, 1948년, 1972년으로 올해인 2025년이 4번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2일 트루스소셜에서 “국가 안보와 전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첫 임기였던 2019년 이후 꾸준히 그린란드 매입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린란드는 현재 덴마크령이다. 2009년 독립 권리가 부여됐지만, 여전히 국방·외교 정책은 덴마크가 맡고 있다.

희토류 광물을 포함해 천연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전기 배터리 기술 등 미래 첨단 기술 경쟁에 필수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포스팅 후 프레데릭 10세는 덴마크의 그린란드 소유권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그는 올해 첫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 단결돼 있으며 각자 덴마크 왕국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왕국 외부에 위치한 슐레스비히의 덴마크 소수 민족부터 그린란드까지, 우리는 함께 속해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왕실 전문가 라르스 호브바케 쉬렌센은 이번 문장 변화가 북극에 대한 프레데릭 10세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자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현지 방송 TV2에 “덴마크 측에서 그린란드와 페로 제도가 덴마크 왕국의 일부라는 것을 명확히 알리는 게 중요하고, 이건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게(새 문장) 바로 그걸 표명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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