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서부 퍼시픽 팰리세이즈 일대…
건조한 기후에 강풍 더해 삽시간에 번져…
도로 아수라장, 상당수 주민 걸어서 대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7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산불이 주택가까지 번지면서 주민 약 3만여명이 대피했다. /AP=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주택가까지 번지면서 주민 약 3만여명이 대피했다. 주요 도로는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대피 차량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화재 위험이 있는 지역 내 약 1만5000가구에는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
7일(현지시간) AP통신·로이터통신·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LA 서부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10시간 만에 최소 11.82㎢가 불탔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2.6배 규모다.
이번 화재 진압에는 소방관 250여명이 투입됐으며 소방차 46대, 트럭 3대, 헬기 5대, 구급차 6대 등이 동원됐다. 인근 지역 주민 약 3만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요 고속도로는 산불 진압에 필요한 차량 외에 일반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대다수 도로가 대피 차량으로 뒤엉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상당수 주민들은 차량을 버리고 도보로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불도저를 이용해 도로를 막은 차량 수십대를 밀어 길을 트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주요 고속도로는 산불 진압에 필요한 차량 외에 일반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대다수 도로가 대피 차량으로 뒤엉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AP=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대피중인 상당수 주민들이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이동하는 모습. /AP=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퍼시픽 팰리세이즈 서쪽에 있는 토팡가 캐니언 언덕에서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도망쳤고, 주택이 불탔으며 불길이 차량까지 번질 뻔했다"며 "아기와 애완견, 가방을 들고 대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화재 지역에서 빠져 나온 한 운전자는 "사방에 화염과 재가 있었다"며 "불길이 도로 양쪽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퍼시픽 팰리세이즈는 해변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대저택 밀집지역으로 할리우드 배우·기업인 등 부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실제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우즈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우리 집 근처"라며 주택과 야자나무가 불타는 영상을 공유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또 다른 배우 스티브 구텐버그는 "도로는 주차장이 아니다"라며 "소방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차를 버리고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현지 기상 당국은 8일까지 최대 시속 160㎞에 이르는 강풍으로 산불이 더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초 이후 LA를 포함한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2.5㎜ 이상의 비가 내린 적이 없고 건조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도 산불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국립기상청(NWS) LA사무소 측은 "비가 내리지 않아 습도가 낮고 초목이 건조한 상황에서 거센 바람까지 더해져 피해 면적이 삽시간에 확대됐다"며 "화재 발생에 있어 최악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7일(현지시간) LA 서부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이 불타고 있다. /AP=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 주민이 머블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다.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화재로 LA 일대에 전기를 공급하는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은 화재 위험을 이유로 주택·상업시설 등 약 1만5000가구에 대한 전력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이 회사는 또 40여만가구의 전기를 추가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화재가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캘리포니아 전역에 인력과 소방차, 항공기를 배치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악관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요청에 따라 연방재난관리청에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 진압 지원 보조금 지급을 승인했다. 북미 원주민 관련 국립기념관 개관식 참석을 위해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존 일정을 취소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 8000건 이상 산불이 발생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넓은 4046㎢ 면적이 불에 탔다. CNN은 지난달 중순에도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 말리부 해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바 있어 일부 주민들은 1개월 만에 2차례 화재 대응을 했다고 전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