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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올해 주가 본격 상승할까”....금융지주 밸류업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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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시가총액
전체자산 청산 가치 절반
해외 주요 금융 대비 낮아

주주환원 중심 밸류업 계획
KB, 매년 1천만 자사주 사고
하나 경영진, 연말 대거 매입
강달러에 발목 잡힐 수도


매일경제

시중은행 ATM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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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그룹들이 을사년 새해를 맞아 밸류업 계획을 본격 가동한다. 적극적 주주환원과 수익성 개선 작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지주 주가가 만년 저평가 논란을 끊어내고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밸류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주환원율, 보통주자본비율(CET1),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3대 지표 향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가치가 저평가받는 핵심 원인이 주주가치 외면과 낮은 수익성에 있다는 판단하에 전면적 개선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 국내 금융지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오랜 기간 낮게 평가받아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4대 금융지주 PBR은 전부 0.5 안팎이다. PBR은 주식의 현재 가치가 1주당 순자산 대비 몇 배에 거래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PBR이 0.5가 안 된다는 것은 국내 금융지주 시가총액이 회사 보유 자산을 전부 매각했을 때 받는 돈의 절반을 밑돈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KRX 반도체 지수(1.63) 등 여타 산업의 PBR과 비교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일 뿐 아니라 해외 금융사와 비교해도 떨어진다. 지난 3일 글로벌 금융 기관의 PBR은 미국 제이피모간체이스가 2,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2, 일본 미쓰비시 UFJ파이낸셜그룹이 1.3, 영국 HSBC홀딩스는 1이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면 주식의 희소성이 높아져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KB금융은 PBR이 1에 달할 때까지 매년 10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은 CET1 13%를 넘는 자본에 상응하는 금액과 동일한 수준으로 마련한다. 기업가치 상승 계획과 자본건전성 지표를 연동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함영주 회장 등 주요 그룹 임원이 총 9350주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냈다.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나타내는 주주환원율은 2023년 33%에서 2027년 5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주식 5000만주를 소각하고, 주주환원율은 36%에서 50%로 제고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 등 그룹이 보유하지 않은 업종을 적극 인수·합병(M&A)해 수익을 다각화함으로써 밸류업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다만 국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며 밸류업 계획 이행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개막과 국내 탄핵 정국에 따른 강달러 현상 지속은 CET1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원화값이 떨어지면 원화 환산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CET1은 하락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주주환원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CET1 13% 달성을 꼽았음을 고려하면, 주주환원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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