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워크아웃 졸업 5년 만에 기업회생절차
공사비 상승·미분양 등 악재, 부채비율 400% 넘기도
업계 도미노 부실 촉각…"지방 중하위권은 이미 위기"
신동아건설 사옥 전경 /사진제공=신동아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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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순위 50위권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워크아웃 졸업 후 5년여 만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건설업계가 이를 계기로 한층 더 얼어붙으면서 태영건설과 신세계건설 등으로 불거졌던 건설사 '도미노 부실' 우려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유동성 우려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탄핵정국까지 얽히면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이날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모든 채무액에 대한 강제집행과 가처분, 경매 절차 등은 중단된다.
1977년 설립된 신동아건설은 1989년 신동아그룹으로부터 분리한 중견건설사다.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진행하면서 2019년 11월, 10여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5년 만에 다시 경영난에 처했다.
특히 지난해 2월 금호건설과 함께 공동 시공에 나섰던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의 입주가 지연되며 손실을 봤다. 이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사업장도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김용선 신동아건설 회장은 지난해 말 기존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며 기업 회생절차 신청을 앞두고 비상 경영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건설의 부채는 수천억 원에 달한다. 워크아웃 졸업을 한 이듬해인 2020년 말 부채총계는 3000억원 미만이었다가 2023년 말 기준 766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98%에서 410%까지 증가했다. 건설업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100~150%는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200%를 넘어가면 위험 수준이다.신동아건설 사태로 건설사 부실 우려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상위 30위권 내 주요 건설사 중 절반 가까이가 부채비율이 위험 수준을 넘었거나 근접했다. 태영건설(부채비율 747%), 금호건설(640%), 코오롱글로벌(559%), HL한라(269%), SK에코플랜트(251%), 동부건설(249%), GS건설(238%), 계룡건설(231%), 한신공영(220%), 롯데건설(217%), 대우건설(196%) 등의 순이다.
중하위권 건설사들로 연쇄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사업을 가진 대형사 빼고 지방 중하위권 건설사 중에는 이미 위험 수준을 훌쩍 넘긴 경영위기 상황에 빠진 데가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사들은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주요 건설사도 원가율 90%를 넘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2~3년 새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율이 급격하게 악화했는데, 환율이 더 오르면서 여건이 더 나빠졌다"며 "일부는 공사를 할수록 손해가 생기는 상황이라 버티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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