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우승 소식에 열광하는 베트남 국민들이 하노이 거리를 가득 메운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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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5일(현지시각) 동남아 최대 축구 대회인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정상에 오르자 베트남 전국이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을 방불케 하는 열광에 휩싸였다.
이날 베트남은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 3-2로 승리, 1차전과 합계 스코어 5-3으로 우승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수도 하노이,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 중부 중심 도시 다낭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중심가마다 수많은 베트남 국민들이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
이들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으면서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2018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6년 만에 동남아축구 정상 자리에 다시 오르기를 간절히 고대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가 베트남의 승리로 끝나고 우승이 확정되자 거리 응원을 하던 군중에 더해 무수히 많은 국민들이 뛰쳐나와 길거리 축제를 벌였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전국에서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 우승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인 저마다 붉은 바탕에 황금색 별이 새겨진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손에 들고 몸에 두르고 얼굴에 그려 넣은 채 몰려나오면서 대부분의 큰 길거리가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일요일 자정 가까운 심야에도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답게 금성홍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 주요 도로를 가득 메웠다. 하노이 주요 관광지인 호안끼엠 호수 주변에서는 너무나 많은 군중이 모여들자 공안이 도로를 일시 차단하기도 했다. 몰려 나온 이들은 금성홍기를 한껏 휘두르고 주먹을 불끈 쥐어 흔들면서 주변 모든 이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또 오토바이·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나팔·호루라기를 마구 불고 북과 쟁반·냄비·프라이팬을 힘껏 두들기는 등 각자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를 내면서 열광을 발산했다. 거리 곳곳에서 불꽃놀이 폭죽이 마구 터지는 가운데 사람들은 “베트남 보딕”, “베트남 꼬렌(파이팅)”, “베트남이 챔피언이다”라고 외쳤다.
새해부터 교통 범칙금이 최대 수십 배로 불어나면서 운전자들에게 ‘저승사자’로 떠오른 교통경찰도 이날만은 미소 띤 표정으로 교통 단속보다는 열광하는 국민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한껏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이런 축제 현장을 휴대전화로 찍거나 합세해 함께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기도 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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