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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피고인보다 더 거론된 대통령… “尹, 내란 지속 개입” 적시 [탄핵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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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공소장 분석해 보니

金 124번, 대통령 141번이나 언급돼

“野 반국가세력 인식… 선거 결과 의심”

2024년 11월부터 군 수뇌부와 계엄 모의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尹 직접 지시

“국무회의선 사실상 일방적 통보 수준”

계엄군 총 5만7735발 실탄 휴대·작전

檢 ‘국헌 문란 목적 가진 내란 해당’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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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은 ‘피고인’보다 ‘대통령’이 더 많이 거론된,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공소장과 다를 바 없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국정 인식으로 인해 내란이 발생했으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군 수뇌부 내에서 수차례 계엄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선포부터 해제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이 계엄 상황에 지속적으로 개입했다고 적시했다.

5일 83쪽 분량의 김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김 전 장관을 의미하는 ‘피고인’은 124번 언급한 반면 ‘대통령’은 141번이나 언급했다. 검찰은 공소장 앞단에 피고인과 사건 관계인들을 나열한 대목에서도 윤 대통령 이름을 가장 먼저 적었다. 두 번째로 이름이 적힌 피고인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충암고 졸업,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지낸 점 등 윤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로서 피고인 김 전 장관보다도 비상계엄 사태에 더 큰 책임과 영향력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尹 시국 인식 때문에 내란 발생”

검찰은 내란이 발생하게 된 배경으로 국정 상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을 제일 먼저 꼽았다. 윤 대통령이 평소 ‘반국가 세력을 정리하지 않고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말을 했고, 김 전 장관은 이런 대통령의 말에 적극 동조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은 야당을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으로 인식하는 한편, 선거관리위원회 보안 시스템의 취약성이 선거 결과에 부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심을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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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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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을 군 수뇌부와의 모임에서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2024년 3월 말∼4월 초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 전 장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식사하며 “비상대권을 통해 (시국을) 헤쳐 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2024년 5∼6월 여러 차례 군 수뇌부와 만난 자리에서 계엄 선포를 시사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도 비상계엄 준비 과정이라 봤다. 김 전 장관은 취임 당일 문상호 정보사령관의 유임을 지시했다. 당시 문 사령관은 ‘정보사 기밀 유출 사건’ 관련 하급자 폭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인사 조치가 검토되고 있었다. 유임된 문 사령관은 계엄 상황에서 핵심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11월부터 윤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고조되며 구체적인 계엄 모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9일 전인 2024년 11월24일 김 전 장관을 따로 불러 야당의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 제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수사 관련 판검사 탄핵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이게 나라냐.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달 30일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여 사령관을 관저에서 만나 “비상대권을 써야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에 비상계엄 선포를 확신한 김 전 장관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 주도로 작성된 계엄령 문건 등을 참고해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의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12월1일 오전 김 전 장관을 불러 비상계엄 선포 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의 규모를 확인했고, 그가 작성해 둔 포고령 초안 등을 확인했다. 이들은 2일까지 관련 문건을 수정하고 계엄 선포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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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재석 190인, 찬성 190인으로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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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사실상 통보 수준”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인 12월3일 오후 7시20분쯤 안가에서 김 전 장관과 함께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만나 “밤 22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해야겠다”, “경찰이 나가서 국회 통제를 잘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10시쯤 계엄 선포를 위해 국무회의를 열었지만 검찰은 이 회의가 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대접견실에 국무회의 구성원 11명이 모인 지 5분 만에 “지금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대통령의 결단이다. 국무회의 심의를 했고 발표를 해야 하니 나는 간다”며 회의실을 나왔다. 김 전 장관과 회의실을 나온 윤 대통령은 이 직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검찰은 “안건의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보만 있을 뿐, 비상계엄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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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2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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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실탄 5만7735발 가지고 있었다

검찰은 계엄 선포 당일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방첩사령부, 정보사령부 등으로 구성된 계엄군이 모두 5만7735발의 실탄을 실제로 휴대하고 작전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이 주장해 온 내용과 상충한다.

검찰에 따르면 국회로 출동한 1공수여단과 707특수임무단, 선관위로 출동한 3·9공수여단과 정보사도 실탄을 휴대했다. 수방사는 실탄을 비롯해 저격총, 엽총, 섬광탄 등을 휴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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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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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국회로 향한 후에도 윤 대통령은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4일 0시24분쯤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다 끄집어내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담겼다. 윤 대통령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도 연락해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을)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우라”라고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가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의회 제도를 부인하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상의 기능을 소멸시킬 목적이었다”며 이는 ‘국헌 문란 목적’을 가진 ‘내란’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헌법재판소가 김 전 장관 등 핵심 관계자들의 수사 기록을 가져온다면 김 전 장관의 공소사실은 고스란히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적용될 전망이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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