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가운데)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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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6일, 국민의힘 의원 44명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했다. 전체 의원(108명)의 40%나 되는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영남권에 위치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많았고 당직을 가진 의원도 다수였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자발적으로 간 것”(신동욱 수석대변인)이라며 거리를 뒀다. 참석 의원수로 봤을 때 당 지도부가 사실상 참석을 용인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새벽 6시께부터 관저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원천무효 영장을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 자리에 함께 했다”고 말했다.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잡집행을 막아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사기 탄핵이 진행되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점심에도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자리를 지켰다. 윤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관저로 들어와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했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언론 등에서 좋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며 그냥 의원들끼리 도시락을 먹었다고 한다. 이후 하나 둘씩 인원이 늘더니 오후 2시께 모여든 의원은 44명. 심재철(안양 동안을)·구상찬(서울 강서갑)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 12명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포함하면 윤 대통령 ‘방탄’에 동참한 숫자는 이들은 57명까지 늘어난다.
이날 관저 앞에 모인 의원 다수는 영남권에 지역구를 둔 친윤계 의원들이다. 김기현·박성민·이인선·이종욱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영남권은 아니지만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유상범·윤상현 의원도 있었다. 최근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의원과 함께 탄핵 반대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집회에 참석했던 김민전 의원의 모습은 이날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실 출신 의원도 다수였다.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강승규 의원과 국가안보실 2차장 출신 임종득 의원,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은혜 의원,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조지연 의원 등이다. 국정기획비서관을 거쳐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박성훈 의원도 참석했다.
눈에 띄는 건, 임이자 비상대책위원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강명구 의원, 권성동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최은석 의원 등 당 지도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때’ 친한동훈계로 꼽혔던 장동혁 의원도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
초선 중에서는 박준태·박충권·최수진 의원 등이 집결 시작부터 끝까지 현장에 남아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조국혁신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록을 위해 발언한다”며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었다. 신 의원은 “내란 선동 특수공무집행 방해 체포 대상자 명단”이라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내란 선동 체포 대상자인 이들을 체포하라”고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갑론을박해야지 광장정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가면 국정도 더 혼란할 것 같고, 국민들도 불안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도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주인인 국민을 위해 노력해야 되는데 이 당연함이 국민의힘에는 깨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했다.
안팎의 비판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던 이들은 공수처의 영장 집행 가능성이 커보이지 않자 오후 2시께 자리를 털고 해산했다. 나경원 의원은 “(공수처가) 영장을 집행하러 올 인력이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일단 철수해 국회와 주변에 있다 상황이 생기면 다시 집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저 앞에 집결한 44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의 명단이다.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강명구(경북 구미을) 강민국(경남 진주을) 강선영(비례)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구자근(경북 구미갑) 권영진(대구 달서병) 김기현(울산 남을) 김석기(경북 경주) 김선교(경기 여주양평) 김승수(대구 북을) 김위상(비례) 김은혜(경기 성남분당을) 김장겸(비례) 김정재(경북 포항북) 김종양(경남 창원의창) 나경원(서울 동작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박성민(울산 중) 박성훈(부산 북을) 박준태(비례) 박충권(비례) 서일준(경남 거제) 서천호(경남 사천남해하동) 송언석(경북 김천)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이달희(비례)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이상휘(경북 포항남울릉) 이인선(대구 수성을) 이종욱(경남 창원진해)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임종득(경북 영주영양봉화)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정동만(부산 기장)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조배숙(비례) 조은희(서울 서초갑) 조지연(경북 경산) 최수진(비례) 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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