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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5·18 옛전남도청 불 꺼지고 뒤늦게 재난문자 보낸 광주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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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보다 20여분 늦고 장소도 불명확…화재진압 2시간 후 '진압 2차 문자'

광주시 "토요일이라 늦어…" 해명도 빈축…시민들 "재난 평일·휴일 따로 있나"

연합뉴스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현장 화재
(광주=연합뉴스) 4일 오전 광주 동구 광산동에 있는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1.4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aum@yna.co.kr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시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복원 현장에서 불이 났지만, 재난 문자를 뒤늦게 보내는 등 미흡하게 대응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8시 41분께 발생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아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고, 20여분 만인 오전 9시 1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화재 진압 직후, 광주시는 뒤늦게 화재 발생 30여분이 지난 오전 9시 13분에 시민들에게 재난 안전 문자로 화재 사실을 알렸다.

시는 '아시아문화전당 공사장 화재로 소방 현장 도착 화재 진압 중, 그 인근을 지나가는 차량은 우회해달라'고 문자에 적었다.

불이 꺼지는 시점에 문자를 뒤늦게 보낸 것이다.

광주시가 재난 안전 문자를 보냈을 당시에는 언론 보도(오전 8시 50분 최초 보도)를 통해 이미 화재 사실이 알려진 뒤였다.

문자 내용에 적힌 화재 장소도 명확하지 않았다.

불이 난 곳은 아시아문화전당 옆 옛 전남도청 복원 현장인데, 옛 전남도청은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이 저항하다 숨진 곳으로 광주 시민들에겐 그 의미가 남다른 장소다.

광주 시민들에겐 아시아문화전당과 옛 전남도청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시가 장소를 명확하게 밝혔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시는 문제가 제기되자 오전 11시 37분 두 번째 재난 문자까지 보내 화재 진압 사실을 알렸다. 화재 진압이 완료된 지 2시간이 넘어서다.

이번에는 아시아문화전당이 아닌 '구 전남도청 복원 공사 화재 현장'으로 장소를 명확하게 수정했다.

바로 옆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도 공지했다.

더욱이 광주시 안전 담당 부서는 화재 발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응하느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사 현장은 광주시가 아닌 전남 무안군이고, 무안공항 분향소 등 이번 참사와 관련해 현장 대응은 전남도가 사실상 주무 광역지자체로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언론사에 최초 화재 사실을 제보한 신모(광주 동구 학동)씨는 "화재로 남광주시장 일대 상공을 가득 덮은 연기가 다 사라지고 난 뒤 재난 문자가 전달돼 불이 다시 난 줄 알았다"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시민들이 민감해 있는데 광주시가 소관 재난 업무를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면 구청에 재난 문자가 필요한지 확인하는데, 오늘 토요일이고 보니 조금 늦어졌다. 또 화재 당시는 제주항공 참사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시간이었다"며 "소방에서 꼭 필요하다고 요청이 와서 좀 늦은 상황에서 보내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토요일 휴일이어서 대처가 늦었다는 광주시의 해명도 논란을 낳고 있다.

다른 지역의 한 공무원은 "재난이 평일 휴일 가리고 발생하느냐"며 "특히 휴일에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공무원이 저런 해명을 내놓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지적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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