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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환율 오를대로 올랐다"…국민연금, 80조 전략적 환헤지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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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시 한국은행에서 달러 차입 방식 스와프 계약

뉴시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까지 오르며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발동이 제도 시행 2년 만에 확실시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실시할 경우 최대 590억달러, 85조원 규모의 달러 수요가 묶이며 환율 안정화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이 충족돼 가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적 환헤지란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중 환 변동에 노출하지 않는 자산 비중을 10%까지 높이는 방식을 말한다. 전략적 환헤지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환율 분포도가 2.58시그마(표준편차) 이상, 즉 신뢰구간 99% 이상을 벗어나는 상황이 5영업일 이상 지속될 때'로 알려진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발동 조건이 1450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 기준이 연말연초 이미 충족된 것으로 전해진다.

환헤지 방식은 국민연금에서 외환을 빌려오는 방식의 스와프 거래가 유력하다. 통상 기업들이 환헤지를 실시할 땐 현재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걸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선물환 매도, 직접 달러 매도 등의 방식을 사용하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당장 해외투자에 집행할 달러를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을 한은에서 차입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예를 들어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는 '환 노출(오픈)' 방식을 사용할 땐 외환시장에서 1만달러를 조달해 해외투자를 집행한다. 헤지 없이 진행한 해외 투자는 향후 환율 변동에 따라 환이익·환차손을 보게 된다.

환율이 급작스레 치솟았을 때 달러를 높은 가격에 조달했다면 향후 달러가 안정화됐을 때 해외 투자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연금 큰 손이 직접 시장에서 달러를 구입하는 경우 환율이 더 올라 시장에 충격을 줄 위험도 있다.

이에 국민연금은 외환당국와 스왑 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시장에서가 아닌 현재 외환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일정 가격에 조달하고, 후에 같은 가격으로 되갚는 방식으로 헤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1달러의 시장가가 1500원이라 하면 외환당국에 1500원을 맡기고 1달러를 빌려온다. 이 방식이 헤지가 되는 이유는, 향후 달러 가격이 1400원으로 내려갈 때 국민연금은 1400원에 매수한 달러를 한은에 되갚고 1500원을 받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원 달러로 확대했다. 계약 기간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다.

다만 선물환 매도 방식은 시장에 달러를 직접 공급해 환율 하락 압력이 큰 반면, 한은과의 달러 스와프 방식은 대규모 달러 수요를 줄이는 정도의 간접 효과에 그친다.

전략적 환헤지가 가동될 경우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달러까지 헤지가 가능해진다. 이 정도 규모에 대해 시장에 매수 자금이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은 전술적 환헤지가 5%까지 가능해, 10월 말 이미 집행 중인 2.77% 규모를 제외하면 추가로 약 109억달러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총 591억달러, 약 86조원 규모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금액이 한번에 헤지되는 건 아니고, 연간 300~400억달러 규모로 집행하는 해외 투자 자금을 나눠서 헤지하는 것"이라며 "그 금액만큼 외환시장 수급에 충격이 덜해지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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