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오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목사는 "이번에 만나는 분들에겐 한미 동맹 지지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조인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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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간 미국에서 만나는 모든 분께 ‘한미 동맹 지지’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그 외의 부분은 정치인들이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만 하겠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19~23일 미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취임 초기 ‘코리아 패싱’ 우려가 제기되고, 국내 정계와 재계 등 각 분야에서 트럼프 측과 접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이 목사의 취임식 참석은 눈길을 끈다.
이 목사는 트럼프의 ‘영적 멘토’로 꼽히는 폴라 화이트(58) 목사와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과 신앙을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맺어왔다. 이 목사는 이번 방미 기간 화이트 목사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날 예정이다. 취임식 초청장은 미국 전직 연방 상·하원 의원 모임(FMC)이 보내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5~6년간 이 단체 회원 100여 명을 초청해 한국 교회와 산업체 견학을 하는 등 교류해 왔다고 한다.
2일 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기독교 보수주의 대두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사와 언행으로 논란을 빚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복음주의적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영적 멘토'로 불리는 폴라 화이트 목사. 2024년 10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최한 세계 교회 성장 대회에 강사로 참석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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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직접 화이트 목사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트럼프와 화이트 목사의 인연을 설명했다. 2000년 무렵 화이트 목사의 TV 설교를 들은 트럼프가 먼저 연락했다고 한다. 뉴욕으로 초대한 트럼프가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을 때 화이트 목사는 ‘당신의 영혼이 필요하다(I need your soul)’고 답해 트럼프를 감동시켰다고 한다.
이 만남을 인연으로 화이트 목사는 20여 년째 트럼프 가족의 예배를 매주 인도하고 있으며 백악관에서 트럼프 손주의 침례식도 주례했다고 한다. 2017년 트럼프 취임식에선 여성 목사로는 처음으로 개회기도(Invocation)를 맡았고, 복음주의 자문위원회 의장으로도 활동하며 트럼프가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낙태와 동성애를 반대하는데, 그동안 화이트 목사가 주장해 온 내용들”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시절 ‘해피 홀리데이(Holidays)’라고 하던 성탄 인사를 트럼프가 1기 취임한 첫해부터 ‘메리 크리스마스’로 돌려놓도록 조언한 것도 화이트 목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의 ‘정치적 올바름(PC)주의’ 때문에 ‘역차별’을 겪는다고 느낀 백인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보수적 신앙관에 호응했는데 이 과정에 화이트 목사의 역할이 컸다는 것. 화이트 목사는 10여 년 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리는 세계 교회 성장 대회에 강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도 한국을 방문했다.
이영훈(왼쪽)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와 트럼프 주니어. 2024년 8월 25일 트럼프 주니어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서 간증한 후 촬영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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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인연도 관심을 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에만 4월과 8월 등 두 차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했고, 8월 방문 땐 아버지에 대한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손이 아버지를 만지셨다”고 간증했다. 이 목사는 “간증 후 만남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기독교 복음주의를 바탕으로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며 “극빈 가정 자녀를 위한 기저귀 무료 배포 사업에 한국 정부나 기업과 협력하고 싶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작년 트럼프 주니어와 폴라 화이트 목사의 방한 때에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봐서인지 국내 정계에선 관심이 없었다”며 “그러다가 트럼프 당선 이후 갑자기 만나려 하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평소 다양한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며 “한미 관계의 바탕엔 기독교적 가치관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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