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뱅은 됐는데…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깜깜'

5개월째 '무거래'지만…현장검사 없이 신고수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프라뱅'이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에 성공했다. 갱신신고 심사를 요청한 가상자산거래소 중 최초다. 두나무, 빗썸, 코인원 등 다수의 가상자산거래소가 지난해 말 라이선스 갱신을 요청했지만, 깐깐해진 금융당국의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해를 넘겼다.

프라뱅 첫 갱신신고…현장검사 없이 통과

3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코인거래소 프라뱅을 운영 중인 프라뱅 주식회사는 이날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 수리증을 교부받았다.

프라뱅은 2021년 12월 30일 가상자산사업자 심사를 통과한 코인마켓거래소다. 프라뱅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갱신신고 서류를 제출했으며, 심사를 거쳐 수리증을 교부받았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후 갱신에 성공한 거래소는 프라뱅이 최초다.

독특한 점은 프라뱅이 최근 5개월 간 거래가 없다시피했던 코인마켓거래소라는 점이다. 프라뱅은 지난해 7월부터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인해 회원과입과 로그인을 모두 중단했다. 프라뱅 관계자는 "리뉴얼 끝나는대로 영업 재개하겠다고 따로 공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IU에 따르면 프라뱅은 별도로 현장 검사를 받지 않았다. FIU는 일반적으로 갱신 신고 신청이 들어오면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FIU 관계자는 "프라뱅은 법상 요건을 충족해 신고수리한 것이며,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을 신청한 모든 회사가 심사 중"이라고 말했다.

처음 맞이하는 갱신신고…'업비트'도 아직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3년마다 라이선스를 갱신해야 한다. 2021년 10월 6일 신고증을 교부받은 두나무와 코빗을 시작으로 원화마켓거래소뿐 아니라 대다수의 코인마켓거래소들이 2021년 말 신고수리를 마쳤다.

지난해 처음으로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 의무가 발생하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지난 8월부터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FIU의 심사가 예정보다 지지부진하게 길어지면서 다수의 거래소들은 불안한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나무, 코빗, 고팍스는 이미 현장검사를 마쳤지만 신고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빗썸은 이달 초 현장검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FIU 매뉴얼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규·갱신신고 시 신고서 접수일로부터 3개월 이내 수리여부를 통지하도록 되어 있다. 단 신고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고서 및 첨부서류의 보완을 요청한 경우 보완에 필요한 기간은 제외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인 갱신신고를 마쳐야 뭐라도 해볼 텐데, 고팍스 변경신고 때처럼 하염없이 신고수리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깐깐해진 심사 기준…원화거래소 더 엄격?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가 늦어지는 원인으로는 한층 더 깐깐해진 심사 기준이 손꼽힌다. 2024년 개정된 FIU 매뉴얼을 살펴보면, 2021년 제정된 FIU 매뉴얼과 비교해 △대표자, 임원 및 대주주 현황 △사업추진계획서 △가상자산 관련 법령 준수 체계 구축 등 사항이 다수 추가됐다.

또한 외국인 대표자 임원 확인서, 소재지 또는 대표자·임원 국적 국가의 수사기관에서 발급받은 범죄이력 관련 증빙서류도 따로 제출하도록 했다. 오케이비트의 운영사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의 경우, 크립토닷컴이 인수한 후 프랑스 국적의 에릭 안지아니가 대표로 등재되어 있다.

가상자산업계는 거래량이 적고 열악한 상황에 처한 코인마켓거래소와 달리, 거래량이 많은 원화마켓거래소의 신고수리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코인마켓거래소는 현장실사 없이 불러서 지도한 적이 있었는데, 크게 문제가 없는 거래소라면 (프라뱅처럼)현장검사 없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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