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저기차보다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에 주력
전기차 인센티브 없애면 테슬라에 더 유리할 수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스타메사에 위치한 테슬라의 전기차 시설. 2023.11.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연간 차량 판매가 10여년 전 창업 후 처음으로 감소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에서 판매량이 반등할지 주목된다. 판매량 감소 소식이 들린 후 첫 거래일인 2일 테슬라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49만593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추정치 51만400대를 하회한 것이다.
이로써 테슬라는 연간으로 178만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80만대를 하회한 것은 물론, 전년의 180만대에서 1% 정도 줄어든 것이다. 연간 판매량이 준 것은 테슬라 창업해인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광고가 많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친밀해지면서 최근 몇 달 동안 테슬라의 주가가 치솟았음에도 나온 결과다.
블룸버그는 이것이 전기차 제조사들이 직면한 현실 세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의 전기차 욕구가 점차 줄어들어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전기차 인센티브 규제 예고까지 내려진 상태다.
이를 방증하듯 테슬라 주가는 2025년 첫 거래일인 2일 6.08% 급락한 379.2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2024년 테슬라 주가는 63% 상승했다.
테슬라는 여전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 자동차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비야디(BYD), 제너럴 모터스(GM), 현대차·기아, 폭스바겐, BMW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종종 더 새로운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갖춘 모델을 선보이며 테슬라의 지배력에 도전해 왔다.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량은 비야디보다 2만4000대 더 많았다. 비야디의 추격에도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BYD는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도 판매한다. 지난해 BYD는 모두 427만 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41.2%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고치다. 순수 전기차 부분에서만 테슬라에 밀렸을 뿐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합하면 테슬라 판매량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그런데,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판매량 증가 폭이 크지 않으리라는 것은 월가 전문가들도 알고 있었다. 투자자들도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다른 제품에 관심이 더 많았다. 테슬라는 또한 가정과 기업에서 재생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배터리를 판매한다. 해당 제품의 판매는 3분기보다 60% 급증했으며, 1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NYT는 테슬라 주가도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면 머스크가 테슬라 미래의 핵심이라고 묘사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 장애물을 제거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기대해 11월부터 가파르게 올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머스크가 트럼프나 다른 나라 우파 지지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전기차를 주로 사는 좌파 경향의 구매자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것도 향후 테슬라가 다른 전기차에 비교우위를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트럼프는 미국 내 배터리 제조에 대한 보조금, 전기차 구매자를 위한 7500달러 세금 공제 등 전기차에 혜택을 주는 연방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머스크는 인센티브를 없애는 것이 테슬라보다 경쟁사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분석가들은 미국 구매자들이 인센티브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구매를 서두르면서 테슬라와 기타 전기 모델의 판매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바루크 칼리지 지클린 경영대학원의 레너드 코스토베츠키 부교수는 "테슬라는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람들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근거로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