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25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공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및 안전성에 초점
“보조금 상응하는 할인 정책 펼 것” 전망도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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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전기차 화재 및 급발진 이슈 등으로 얼어붙은 국내 전기차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예년보다 앞당겨 발표했다.
전년과 비교해 이번 개편안은 ‘배터리 안전성’과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신차 출시를 앞둔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 간 주행거리 기록 및 할인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EV6 [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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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금 지급 대상 ‘1회 충전 주행거리’ 기준 높아져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전날 공개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가격 기준선(5500만원→5300만원)을 낮추고,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 기준은 높였다.
지난해 9월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마련된 ‘안전계수’ 도입도 눈에 띈다. 또한 제조·수입사가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이나, 충전량 정보(SoC)를 제공하지 않는 차량은 보조금을 아예 주지 않기로 했다.
올해 개편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1회 충전 주행거리 기준이 훨씬 높아졌다는 점이다. 성능보조금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기준에 못 미치면 감액되는데 ▷중대형 승용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40㎞ 미만 10㎞당 8만1000원 ▷경소형 승용차는 280㎞ 미만이면 10㎞당 5만원씩 보조금이 깎인다.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주행거리 기준도 지난해 중·대형 승용차 기준 400㎞에서 440㎞로 10% 늘어났다.
차종별로 예상되는 보조금을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기아 순수 전기차 EV6가 최대치인 580만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Y의 경우 국내 인증 기준 1회 주행가능 거리가 350㎞로, 약 17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둔 중국 BYD의 경우 자사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가 최근 환경부 인증시험에서 약 330㎞의 1회 충전거리를 인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라 최대치의 보조금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YD 아토3 [BYD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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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BYD 등 수입차 브랜드, 보조금 상응하는 할인 카드 꺼낼 수도
보조금 개편안이 공개되면서 업체별 ‘수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보조금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꺼내 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이 전액지원되는 차량가격 기준을 당초 5700만원 미만에서 5500만원 미만으로 낮추자 테슬라는 모델Y 판매가격을 기존 5699만원에서 5499만원으로, 폭스바겐은 ID.4의 가격을 5690만원에서 5490만원, 폴스타는 폴스타2의 가격을 5590만원에서 5490만원으로 낮췄다. 국산 브랜드인 KG 모빌리티 역시 당시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토레스 EVX에 대한 보조금이 줄면서 차량 가격을 200만원 할인했다.
중국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한국 전기 승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BYD도 이미 다른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전략을 통해 빠르게 영향력을 넓힌 만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 수 있다.
아토3의 경우 중국 내 판매가는 2400만원 수준으로 국내에서는 3000만원 중반대, 중형 세단 씰은 4000만원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BYD가 반중(反中)정서를 상쇄하기 위해 차량 판매 가격을 예상치보다 낮게 책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격을 낮춘 대중화 모델도 업계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저가형 모델인 모델 Q(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신차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장 4m 미만인 소형 해치백 모델로 LFP 배터리를 장착해 약 500㎞ 수준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 Q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제외하더라도 실구매가가 54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매우 중요한 요인인 것은 맞다“라면서 ”그러나 보조금에 상응할 만큼, 또는 그 이상의 할인혜택이 제공된다면, 소비자에게는 더 큰 구매 요인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몸값을 낮춘 대중화 모델이 속속 등장해 선택지가 늘어난다면 보조금이 차량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도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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