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로컬라이저 둔덕에 파묻힌 엔진을 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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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자주 비행하는 비행교관과 조종사들이 활주로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의 기반이 된 콘크리트 둔덕 존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7년간 무안공항을 이용했다는 비행교관이자 조종사 A씨는 “수년간 이착륙하면서 상공에서 눈으로만 둔덕을 확인했고 당연히 흙더미인 줄 알았지, 콘크리트 재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높이 2m에 두께 4m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것이 공항 차트 등에 적혀있지도 않고, 안내를 따로 받은 적도 없다 보니 다른 조종사들 역시 모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류 충돌 관련해서도 조종사들이 ATIS(항공 기술 정보시스템) 기상정보 시스템 등을 통해 새 떼에 항상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A씨는 “체감상 1년에 한 번 정도는 날개 부위 등에 조류 충돌 피해가 발생했다”며 “항상 주파수를 통해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데 무안공항은 최근에는 매일 조류 활동 안내가 나왔고, 관제사도 활주로에 새들이 있으면 연락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새는 소형비행기를 알아서 피해 가는데 독수리나 매 등 큰 새는 겁을 내지 않아 조종사들이 알아서 피한다”며 “사고 항공기의 경우 기체가 크다 보니 조류 충돌에 대처하기 훨씬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평소 무안공항이 국내 비행훈련·교육생들까지 몰려 관제사들도 생각보다 바빴다는 증언도 나왔다.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한 민간 조종사는 “중원대, 교통대, 초당대, 경운대, 청주대 등등 각 대학 항공학과 등에서도 거의 다 무안공항을 비행 교육장으로 사용한다”며 “교육생들이나 조종사들이 국적기 기장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숙련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관제사들은 더 바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쯤 무안공항 착륙 도중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사고기는 동체착륙을 하다 방위각시설 설치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혀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객 179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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