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서 계엄 사태 사과 없이
“국정 안정이 최우선” 강조하며
“野 탄핵·특검 남발 탓” 책임돌려
유승민·김상욱, 尹 메시지 비판
“대중 뒤에 숨어… 참 부끄럽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집권 여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것은 국정 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이재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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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위원장은 비상계엄 사태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비대위 출범과 함께 대국민 사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달 30일 배포한 서면 취임사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힌 ‘한 줄 사과’로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법원 압박에 나섰다. 그는 “윤 대통령 영장 심사는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이 대표 재판은 지연시킨다면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판결이 2월15일 안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당 지도부는 국정 불안의 책임을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돌리는 데 주력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을 향해 “무분별한 탄핵과 특검 남발 등 무한 정쟁을 중단하라”고 했고, 김용태 비대위원은 “이 대표는 개딸과 연합해 민주당과 국회를 장악하고 그것도 모자라 사법부와 행정부를 장악하려 한다. 지금 보수가 할 일은 한국 정치의 탈이재명화를 이룰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도로에서 철야집회를 하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서명한 새해인사 및 감사인사글을 전했다. 석동현 변호사 제공 |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당 양대 사령탑인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전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답하지 않았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의 공식적 입장을 낼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면서 “편지에 대한 해석은 받아보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기본적으로 법 집행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면서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수처도 마찬가지고 많은 분이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도부 밖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서신 정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태극기 시위대에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달라고 선동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 품격을 버리나”라고 꼬집었다. 소장파 김상욱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혹세무민하고, 대중들 뒤에 숨어서 비겁한 행동과 말을 반복하는 것은 역사가 참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마지막까지 기록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유지혜·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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