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5 (일)

美의회 ‘트럼프발 불확실성’…하원의장 선출도 상원 청문회도 난항 예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미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앞서 3일(현지시간) 먼저 문을 여는 119대 연방의회 상ㆍ하원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또 트럼프 2기 내각 국무위원의 상원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공화당이 상ㆍ하원 모두 장악한 다수당이 됐지만 일부 이탈 움직임이 감지되면서다.

먼저 3일 예정된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는 2023년 1월 발생했던 미 의회 역사상 100년 만의 ‘재투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공화당은 차기 하원의장 후보자로 마이크 존슨 현 하원의장을 뽑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최근 “마이크는 나의 완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5명 이상 이탈시 하원의장 선거 혼란



119대 하원의장 선거는 전체 434명의 과반인 218표를 얻는 후보자가 당선된다. 하원 의석수는 현재 공화당 219명, 민주당 215명이다. 공화당에서 2명 이상 반대표가 나오면 공화당 후보자는 하원의장으로 선출되지 못하는 셈인데, 현재까지 5명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존슨 의장 재선출에 반대하고 있거나 지지하지 않은 상태다.

공화당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은 존슨 의장이 지난해 12월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 재정적자를 악화할 가능성이 큰 부채한도 상한 폐지를 추진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은 전날 “우리는 (존슨 의장의) 실패를 목격해 왔다”며 “나는 일부 동료 의원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지지 여부)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프리덤 코커스 전 의장 스콧 페리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도 지난달 27일 “선택지를 열어두고 싶다”며 지지 유보 입장을 밝혔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최소 두세번의 재투표 불가피”



이에 따라 2023년 1월 118대 하원의장 선출 때 겪었던 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시 공화당 내 강경파 그룹의 반란 표로 무려 15번의 투표를 거친 뒤에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이 선출될 수 있었다. 한 하원 관계자는 “이번에도 최소한 두세 번의 재투표는 불가피할 것 같다. 몇 차례 진통을 겪고 나면 딜을 통해 과반 득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존슨 의장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지만 단일대오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건 향후 2년간 정부부채 한도 폐지를 골자로 한 ‘트럼프표 임시예산안’이 지난해 말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한 차례 부결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정부부채 한도라는 족쇄의 제거를 원하는 트럼프와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공화당 강성 그룹의 갈등이 표면화된 사건이었다. 일각에선 당내 주도권 다툼의 예고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미국 정부 임시예산안 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 셧다운 위기감이 고조되던 지난해 12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 앞.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원 청문회 단일대오 주문에도 회의적



트럼프는 국무위원 등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도 내부 단속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우리 (내각) 지명자 다수의 인준 절차를 방해하고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며 “그들은 온갖 꼼수를 시도할 것이다. 공화당은 이를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청문회를 앞둔 트럼프 2기 국무위원 가운데 성폭력 의혹과 자질 시비가 제기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백신 음모론자로 보건정책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친러시아 의혹과 함께 관련 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 노골적인 정적 보복 의사를 드러낸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 등은 청문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19대 상원은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3명, 민주당과 무소속이 47명이다. 인준 동의안 통과에는 과반(51명) 찬성이 필요한데, 공화당 상원의원 중 3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면 인준이 무산되는 구조다. ‘트럼프의 복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최근 국무위원 지명자들에게 “사전에 승인받지 않은 글을 공개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전달하며 로우키 모드를 당부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