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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창용 한은 총재 "최상목 권한대행, 경제 위해 불가피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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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최상목 편에 선 이창용…"정치보다 경제 고려"
올해 통화정책 '인하' 기조 유지…"상황따라 유연하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한 일이라며 두둔했다.

한국은행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대로 정치적 불안이 현재 우리나라경제의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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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신년사를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라며 "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도 풍랑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에 조언하며 대외 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쟁으로 인한 경기하방압력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다.

최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세 명 중 두 명을 임명한 것을 두고 여야를 포함한 전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자, 이는 경제를 위한 선택이었다며 최 대행의 편에 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전례없이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라며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돼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라며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이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했다.

올해 통화정책은 인하기조는 이어나가면서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저성장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조개혁 역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최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정부 방침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세부적으로 보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면서도 "2%를 밑도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만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도와주더라도 이들의 현상 유지를 위한 지원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 다"라며 "퇴직자의 재취업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진출하게 도와주는 구조조정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전문

여러분!

먼저 신년사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여객기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은 2025년의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그런 만큼 밝은 내일과 희망의 메시지로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정치적 갈등, 불의의 사고 등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이를 헤아려 주시고 제 말씀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과 통화정책을 이끌어 주신 금통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한국은행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시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마무리하고 오랜 기간 유지했던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전환하여 기준금리를 10월부터 인하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7월 6.3%에 달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4년 9월부터 2% 아래로 안정되면서 물가 안정세가 뚜렷해졌습니다.

그러나 안도할 새도 없이 경기 하방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주력 품목의 경쟁 심화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약화되었고, 미 대선 이후 신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안이 더해지며 환율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고 경제 심리도 위축되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정치 갈등의 심화와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는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호황 지속으로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국내 상황은 더 엄중합니다.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되었지만,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해 나가야 합니다.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되어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습니다.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습니다.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얼마전 발표한 한국은행 보고서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포함한 경제 시스템 전반이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하셨습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도 풍랑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에 조언하며 대외 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단기적으로는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누군가는 왜 통화정책 목표 간 상충관계가 갈수록 심화되어 통화정책의 손발을 묶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출 문제를 예로 들면, 금년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만 보면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수출 구조가 다변화되지 못하고 반도체, 자동차 등 몇몇 주력 상품 위주로 고착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산업의 사이클에 따라 전체 수출의 부침이 커지는 가운데 주력 산업에서는 후발주자인 중국이 우리를 추격해 왔습니다. 반면 지난 10여 년간 미래 수출을 이끌어가야 할 신산업은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단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매출액 상위 15대 기업을 10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은 7개 기업이 신규로 진입한 반면 우리는 2개 기업만이 바뀌었고, 그중 신산업을 통해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기업은 1개에 불과해 사실상 신규 진입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슘페터가 자본주의의 핵심동력으로 강조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는 창조만큼이나 파괴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말입니다. 혁신 기업의 탄생에는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의 퇴출이 수반됩니다. 우리 경제에 신성장 기업이나 산업이 부족한 것은 창조적 파괴 과정에 수반되는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기보다 안정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회피해 왔기 때문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밸류업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밸류업을 위해 기존 기업의 배당률을 제고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더욱 본질적으로는 미국 주식시장이 'Magnificent 7'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듯, 우리도 혁신적인 새로운 기업들이 경쟁과 창조적 파괴 과정을 통해 주식시장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부문만큼이라도 혁신을 제한하거나 기득권을 보호해 창조적 파괴를 가로막는 규제들을 하루속히 걷어내야 할 것입니다.

밸류업 문제는 최근 높아진 환율 수준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900억 달러 수준의 높은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상응하는 자금을 외국인과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빼 나갔기 때문입니다.

해외투자 확대는 우리나라를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시켰고, 투자다변화 효과와 함께 외채 부담으로 인한 부도 위험을 줄여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주식시장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외로 자금유출이 계속되면 국내시장에서는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새로운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신산업 육성과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밸류업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위험이 있습니다.

가계부채 문제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서 왜 가계부채를 고려하며 좌고우면하느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지난 18년간 가계부채는 부동산 대출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다행히도 긴축적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덕분에 가계부채비율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면서 91%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좀 미루고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경기를 고려하여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동산 부문이 아닌 생산적인 부문, 그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들에게 공급해 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금 언급된 구조적 문제들은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 해결을 미뤄온 결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까지 낮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2040년대 후반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사점을 갖습니다. 이제는 경기상황을 판단할 때 과거의 높았던 성장률에 대한 기억을 내려놓고 우리 경제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하였지만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긴 하지만 현재의 잠재성장률 2%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인 1.8%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보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2%를 밑도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만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부양과 함께 고통스럽더라도 구조조정 문제에 집중해서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례로 추경을 통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도와주더라도 이들의 현상 유지를 위한 지원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중 자영업자 비중(23.2%)은 미국(6.1%), 유로지역(14.1%) 등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입니다. 이 비중이 점차 낮아질 수 있도록 채무조정, 전직 교육, 퇴직자의 재취업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진출하게 도와주는 구조조정 지원을 병행해야 합니다.

앞으로 한국은행도 우리 사회가 필요한 구조개혁 방안을 찾아 실행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정책 대안을 계속 제시해 나가겠습니다.

통화정책 이외에도 올해 한국은행이 마무리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금통위원의 3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인 한국형 점도표와 분기 단위 경제전망의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행 대출제도의 금융안정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단기금융시장에서의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 AI 모형 도입, CBDC 관련 활용성 테스트 및 글로벌 프로젝트 등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조직문화와 내부 경영에서도 그간의 변화가 조직 내부에 보다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업무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합시다.

단순히 많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수준 높은 결과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업무방식을 효율화하여 야근을 줄이고, 보고서의 수보다 그 파급력을 고려해 평가해야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시험하는 직원이 격려를 받아야 합니다.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 못지않게 들어온 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을 키우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향 아래 지난해 도입한 성과평가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하는 한편 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을 찾아볼 것입니다.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역균형발전과 앰배서더 역할에 힘쓰고 있는 지역본부와 멀리서 현지 상황을 발빠르게 전해주고 있는 국외사무소 직원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민원 응대, 화폐 관리, 안전 관리, 경영 지원 등의 업무를 통해 한국은행이 제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고 계신 여러분의 노고도 항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쾌적한 업무환경을 위해 힘쓰시는 환경관리원 여러분, 직원 자녀의 편안한 보육환경을 위해 애쓰시는 어린이집 선생님들, 직원들의 건강을 챙겨주시는 의사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한국은행에서 75%가 넘는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지난 연말 자율기부행사에 참여해 따뜻한 마음과 화합을 보여주신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목표 달성을 축하했던 송년 행사에서 잠시나마 업무의 부담을 내려놓고 나눔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는 참여율 80%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저는 요즘 직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연구 결과를 외부에 발표하는 등 '시끄러운 한은'으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알기 쉬운 경제지표해설', 'BOK 마켓브리핑' 등 시각화 컨텐츠를 통해 대국민 소통에 힘쓴 결과 유튜브 구독자 수가 9만명 가까이까지 증가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더욱 노력해서 구독자 수를 올해는 수십만명으로 늘려 '실버 버튼'을 받는 것도 기대해 봅니다. 저는 이러한 '시끄러운 한은'으로의 변화를 일상에서도 느낍니다. 저와 같이 승강기 타기를 주저했던 직원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탑승하는 모습을 볼 때 수평적 조직문화가 조금씩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우리 앞에 놓여진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손자병법의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Never waste the opportunity offered by a good crisis)'라는 서양 격언은 모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해야할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가정에 올 한 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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