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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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최상목 대행께서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며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 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하셨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최 권한대행의 결정은 최근 헌법 재판관 임명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 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도 풍랑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에 조언하며 대외 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신년사에서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고, 미국 경제의 호황 지속으로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황은 더 엄중하다”며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되었지만,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전례 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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