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 후 아기 예수의 나무 조각상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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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 시각) 새해 첫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낙태 반대와 생명 보호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례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모든 사람이 여자에게서 태어난 모든 아이를 돌보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태아의 생명, 아이들의 생명, 고통받고 가난하고 늙고 외롭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생명 등 소중한 삶의 선물을 보호하라”고 했다.
교황은 “수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촉구한다”며 “그래야 각자가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고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개혁적으로 평가받지만, 낙태 문제만큼은 보수적인 견해를 고수한다는 평을 받는다.
교황은 작년 9월엔 낙태법 승인을 거부했던 벨기에 5대 국왕인 보두앵 1세(1930년 9월∼1993년 7월)의 묘를 방문해 낙태법을 “살인적인 법”이라고 규정하고, 보두앵 국왕을 ‘성자’라고 칭송했다. 1951년 즉위해 사망할 때까지 벨기에를 통치한 보두앵 1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1990년 연방정부 의회에서 낙태 합법화 법안이 가결되자 법안 공포를 위한 서명을 거부했다.
교황은 같은 달 룩셈부르크·벨기에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교황청 출입 기자단이 낙태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도 “낙태 수술을 수행하는 의사는 살인청부업자”라고 답했다. 당시 교황은 “이 사실에 대해 당신은 논쟁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벨기에에서는 교황 발언에 항의해 약 500명의 가톨릭 신자가 세례 취소에 동참하는 세례 취소 운동이 일기도 했다.
교황은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전통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교황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톨릭대학인 벨기에 루뱅대 설립 6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여성성은 출산을 받아들이는 것. 양육, 생명을 주는 헌신을 가리킨다”며 “여성이 남성의 역할을 하려는 것은 추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특징, 여성적인 것은 합의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종이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육체에 기록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당시 루뱅대는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의 비판 성명을 내고, “루뱅대는 교회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교황이 밝힌 결정론적이고 환원적인 입장을 개탄한다”고 반발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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