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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사고 열흘 전 무안공항 회의서 “조류 위험 늘었는데 예방인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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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충돌예방위 회의에서 경고… 당시 제주항공 측은 참석 안 해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10일 전에 무안공항 내부 회의에서 “조류 위험은 늘었는데, 예방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복행하며 조류와 마주치는 일이 잦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사고와 매우 유사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공항 당국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12월 19일 무안공항에선 전문가들이 참석한 조류충돌예방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공항, 항공사, 전문가들이 모여 연간 두 차례 여는 회의다. 이날 참석자들은 작년보다 조류 관련 위험이 늘었는데 대응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참석자는 “항공기가 무안공항 상공에서 복행하며 조류와 마주치는 일이 여러 번 발생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복행(復行)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 다시 고도를 높이는 것이다. 지난달 제주항공 사고와 비슷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이다.

회의에선 올해 조류 처리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는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 설정 변경으로 인해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9335마리에서 7991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1344마리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류 퇴치 업무를 담당하는 남부공항서비스 측은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항공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무안공항은 서해안 철새 도래지와 가까워 건설 초기부터 ‘조류 충돌’ 문제가 제기됐다. 공항 인근에 13.34㎢에 이르는 대규모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 등이 있어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한편 국토부는 무안 제주항공 사고 원인을 규명할 주요 자료인 조종실 음성 녹음 기록을 확보하고 변환 작업에 나섰다. 국토부는 1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 여객기 음성기록장치(CVR) 자료 추출을 완료했다”며 “실제 들을 수 있는 음성 파일로는 3일까지 변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행기록장치(FDR) 자료는 추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김아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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