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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인천 경제, 부산 추월… 국내 2위 도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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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전국 대도시

조선일보

인천 송도 국제 도시의 인천 스타트업 파크에 밤늦게까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바이오 등 첨단산업 기업 86곳이 입주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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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총생산(GRDP) 등 주요 경제 지표에서 인천이 부산을 처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60만명이 넘었던 두 도시의 인구 격차도 25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인천의 급성장에 ‘대한민국 2위’ 도시를 지켜온 부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 결과에 따르면, 전국 대도시 중 지역내총생산 2위는 부산이 아니라 인천이었다. 2023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은 116조8630억원으로 부산(114조1650억원)을 처음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비 인천이 3.2% 성장한 반면 부산은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GRDP는 지역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GDP(국내총생산)와 비슷한 개념이다. 1위는 2022년 대비 3.6% 성장한 서울(547조6177억원)이었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경제활동인구도 이번에 인천(178만명)이 부산(173만2000명)을 처음 추월했다. 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 중이거나 구직 활동 중인 사람을 합친 것이다. 경제활동인구가 많으면 그만큼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력으로 따지면 이제 대한민국 2위 도시는 부산이 아니라 인천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도시 순위를 따질 때 전통적으로 많이 거론하는 인구수는 해마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인천은 기업이 늘어나고 검단신도시 등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반면, 부산은 청년층 인구의 유출이 심각해서다. 2014년 62만명이었던 부산과 인천의 인구 격차는 작년 11월 기준 25만명으로 줄었다.

1990년대 390만명에 달했던 부산 인구가 327만명으로 줄어든 반면 인천 인구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인구도 2031년쯤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청년 인구(19~39세)는 인천이 2023년 82만5900명을 기록해 이미 부산(82만3300명)을 앞지른 상태다.

부산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3.9%로 대도시 중 가장 높다. 시민 4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뜻이다. 인천은 17.6%였다.

인천이 부산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핵심 동력은 기업이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우리나라 1000대 기업 중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은 37곳이었다. 반면 부산은 31곳이다. 10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인천에는 현대제철, 한국GM, SK인천석유화학 등 3곳이 본사를 두고 있다. 부산에는 100대 기업이 한 곳도 없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천은 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산업 투자가 활발하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물류 허브(hub)로 시너지를 내고 있는 반면, 부산은 전통 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빠르게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문화·체육 인프라는 부산이 더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은 부산이 9곳, 인천이 5곳이었다. 김창수 인하대 대학원 문화경영학과 초빙교수는 “문화, 예술 등 삶의 질은 인천이 부산보다 낮은 편”이라고 했다.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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