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령 노동자 모습. 후쿠오카/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무원으로 정년 퇴직한 이태훈(63)씨는 직원 50여명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회사에서 일한다. 하루 4시간씩, 주 5일 일하고 받는 월급은 70여만원. 이마저도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계약직이다. 이씨는 “이번달 재계약하는데 경쟁률이 5 대 1”이라며 “계속 일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1일 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와 고용 구조 변화’ 보고서를 보면,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로 60살 이상 취업자를 분석한 결과 60살 이후 새 일자리에서 일하는 비율은 76.4%(2024년 10월 기준)로 나타났다. 반면 60살 이전 피보험자격으로 여전히 일하고 있는 ‘계속근로’ 비율은 22.9%였다. 고령층 취업자 가운데 70% 이상이 이씨처럼 퇴직 뒤 재취업한 것이다. 60살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인구구조 변화 요인뿐 아니라 자발적·비자발적으로 60살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고령층이 증가한 탓”이라고 밝혔다.
계속근로자와 재취업 고령자 간 일자리는 질적 차이를 보였다. 계속근로자의 경우 관리직(12.0%), 경영행정직(10.8%), 제조 단순직(10.1%) 등에 많이 분포된 반면 재취업 고령자의 경우 청소 및 기타 개인서비스직(17.7%), 간병·육아 등 돌봄서비스직(9.7%) 비중이 높았다. 65살 이상 초고령자가 많은 재취업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노동 환경이 열악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계속근로 고령자 비율은 계속 줄고 있다. 2017년 10월 25.7%에서 2019년 24.6%, 2023년 23.9%, 2024년 22.9%로 감소세를 보였다. 박세정 연구원은 “정년 연장, 정년 이후 재고용 등에 따라 계속근로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렷한 증가세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60살 이후 재취업자(신규/전직)의 확대가 실제 고령층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끄는 주요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향후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 출생)가 고령층으로 편입될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세정 연구원은 “현재 고령층 일자리는 단기·임시직 위주라 고용 안정성이 낮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변화와 고령자 직업 훈련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공공일자리 확대보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년 연장에 대해 “일부 정규직, 고숙련 전문직 등 특정 계층에만 혜택이 집중될 우려와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 부담, 청년층 고용 기회 축소 등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