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5%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건 그 뒤를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자리했다는 점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부터)·오세훈 서울시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뉴스1·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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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1위 홍준표, “당 총사퇴” 강성 지지 결집
보수 진영에선 홍 시장 지지율이 8%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ㆍ경북(TK)과 충청에서 각 13%였다. 특히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 중에선 17%의 지지율을, 탄핵 반대론자들 사이에선 19%의 지지율을 기록해 전체 후보 중에 가장 높았다. 이른바 ‘집토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셈이다. 여권에선 홍 시장이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요 국면마다 당 내ㆍ외부를 가리지 않는 특유의 ‘센 발언’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영옥 기자 |
홍 시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달 4일 “경솔한 한밤중의 해프닝이었다. 꼭 그런 방법밖에 없었는지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해 온 홍 시장은 지난달 14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야당의 폭압적인 의회 운영에서 비롯된 비상계엄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67%)이 70%에 육박하는 터라 확장성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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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확장 가능 오세훈은 “고민 중”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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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 시장과는 반대 양상이다.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지지율은 답보 중이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5%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TK(6%), 보수성향(9%) 지지율에서 보듯 집토끼의 지지세도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12일 SNS)고 밝히는 등 중도층의 마음을 살 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그는 이 대표와 맞대결을 가정했을 때 21.9%의 지지율을 기록해 홍 시장(20.5%)과 한 전 대표(16.7%)를 앞섰다. 아직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인 오 시장은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뒤 방명록에 “동행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기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지난달 16일 대표직을 사퇴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한창때보단 지지세가 꺾였지만, 중앙일보 조사에서 6%의 지지율로 여권 ‘빅3’ 중 한 명이다. 사퇴 후 잠행 중인데, 그의 복귀는 시간 문제라는 기류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달 31일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에서 쫓겨나긴 했지만, 정치를 포기한 건 아니다”며 “국민 사이에서 합리적 보수를 입에 올린다면 한 대표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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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안정” 다지는 당 지도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남기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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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최상목 대행에 대한 공개비판도 일부 있었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며 국정 안정을 강조했다. 국정 안정론은 집권당의 책임이자, 보수 정당의 세일즈 포인트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1일 현충원 참배 뒤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서 첫 번째는 국정을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인 국민의힘을 화합하고 쇄신해서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비공개 비대위원 간담회 후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다만 국정은 안정돼야 하고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하는 만큼 당도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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