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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각국 2025년 신년사, 불확실성 가운데 안보-단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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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외부 불확실성 가운데 자력갱생 자신
집권 이후 처음으로 신년사 장소 바꿔...엄중한 현실 강조
푸틴, 전쟁 3년차 맞아 침공 언급 안해. 군인들 "영웅"이라고 칭찬
우크라 젤렌스키는 트럼프와 협조해 2025년에도 계속 싸우겠다고 주장
日 이시바, 국제 정세 불확실성 언급하며 국익 챙기겠다고 강조
독일과 프랑스 역시 외풍 대비해 단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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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국영방송 생중계를 통해 2025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혼란 속에 새해를 맞은 주요국 정상들이 저마다 안보와 단결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내놨다. 정상들은 해외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챙긴다고 강조했다.

中, "극복할 수 있다" 경제 성장 자신
2년 넘게 불황을 겪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현재 경제의 운영은 일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고,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이 있으며, 옛 동력과 새 동력의 전환에 압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껏 비바람의 세례 속에 성장했고, 시련을 거치며 장대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두 자신감으로 가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인공지능(AI)과 친환경 자동차 등 각종 첨단 산업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 경제가 "회복 및 호전됐고 (2024년) 국내총생산(GDP)은 130조위안(약 2경6229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2023년 GDP는 약 129조4300억위안(약 2경6125조원)이었다. 시진핑은 이날 연설에 앞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신년 차담회에 참석해 "연간 GDP가 5% 안팎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초에 제시한 성장률 목표와 같은 표현이다.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2025년 GDP 성장률이 4% 초반이라고 추정했다.

시진핑은 올해 "14차 5개년계획을 전면 완성할 것"이라면서 고품질의 기술 자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제 발전 추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진핑은 외부 불확실성의 근간을 이루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나 한반도 정세, 우크라 전쟁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2013년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만리장성 그림과 책장을 배경으로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이날 연설에서 장소를 바꿨다. 2025년 신년사 화면에는 만리장성 그림이 배경을 가득 채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의 신년사에 대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앞서 외부 환경에 저항하고 경제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화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소 변경 역시 신년사의 무게를 더하기 위한 조치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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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23년 12월 31일 중국 베이징의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2024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신화뉴시스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 반응 온도차
1043일에 걸쳐 우크라를 침공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일 0시(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2022년 우크라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 전황이나 전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불렀던 푸틴은 이날 해당 용어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다. 푸틴은 신년사에서 "곧 21세기의 첫 4분의 1을 완성하는 2025년이 온다"며 "이 기간 동안 역사적으로 중요한 대규모 사건 등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였기 때문에 스스로 큰 목표들을 세우고 이를 달성할 수 있었고, 여러 번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해서 우리의 단결과 믿음, 능력이 더욱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1999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권력을 잡았던 푸틴은 자신의 집권 기간 성과에 대해 "아직 결정해야 할 것이 많지만, 지금까지 이룬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미래에 대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믿으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상대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군인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2025년을 러시아 조국 수호의 해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대국면 연설에서 2025년에도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는 선물처럼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가 힘이 있어야 전쟁터와 협상 테이블에서 존중받고,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젤렌스키는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젤렌스키는 "새 미국 대통령이 평화를 이루고, 푸틴의 침공을 끝낼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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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국영 방송으로 발표된 신년사 방송 화면에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진이 떠올라 있다.EPA연합뉴스


日·유럽 모두 불확실성 지적...자립·단합 강조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일 공개한 신년사에서 우크라 전쟁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등을 언급하며 "국제 정세가 엄중하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와 방위를 차의 양쪽 바퀴로 삼아 국익을 지켜낼 것"고 주장했다. 이시바는 이외에도 급속한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침체를 언급하며 이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으며, 임금 인상과 투자 확대로 경제 성장을 자극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연정 붕괴로 오는 2월 총선을 치러야 하는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나라 안팎의 악재를 지적하고 국민적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신년사 연설에서 세계적 위기와 전쟁, 경기 침체, 지난달 발생한 성탄절 시장 차량 돌진 사건을 언급했다. 숄츠는 "힘은 연대에서 나온다. 우리는 함께 뭉치는 나라"라며 "우리가 모두 함께 손을 잡으면 2025년을 좋은 해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숄츠는 "독일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삶을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8400만 독일 인구는 세계의 1%에 불과하지만 독일은 세계 3위의 경제 강국이다. 이는 우리가 근면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숄츠와 같은 날 신년사를 발표하고 자력갱생을 주장했다. 그는 해외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유럽인들이 "순진함을 뒤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이들이 정한 무역 규칙, 상호주의나 미래 대비 없이 다른 이들에게 의존하게 하는 모든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세계적인 갈등과 불안정성을 언급하며 "유럽은 자국 안보와 방위를 다른 강대국에 위임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는 2025년 새해를 맞아 따로 공식적인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9일 전립선 수술 이후 입원하면서 신년사를 건너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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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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