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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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치적 판단'에도 새해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여당과 대통령실이 반발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한 위기 대응에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IB(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UBS는 2.1%에서 1.9%로,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 등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문제는 지난달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 여파가 본격화하며 이보다 실제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역시 올해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2%)에 못미치는 1%대 성장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성장 전망은 여러 하방 리스크(위험)가 크기 때문에 하향이 불가피한데 잠재성장률보다 소폭 밑돌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커지는 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국면이 최소 몇 달 간 이어질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당장 여당 지도부는 전날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여야 추천 각 1명) 임명을 두고 '독단적 결정'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 전원이 최 권한대행에 재차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항의 표시란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일부 국무위원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나마 탄핵을 남발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나머지 헌법재판관 후보자 1명에 대한 임명을 계속 주장하면서도 추가적인 최 권한대행 탄핵엔 '자제' 입장을 밝힌 게 우리 경제에 몇 안되는 호재로 꼽힐 정도다.
무엇보다 최 권한대행이 '1인 다(多)역'을 맡아야 하는 탓에 경제 리더십 공백 우려가 크다. 실제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응 과정에서 새해 경제정책방향 일정이 연기됐다. 최 권한대행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챙기느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리기도 했다.
아울러 오는 20일(현지시간) 재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쏟아낼 각종 경제통상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신행정부와의 통상외교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은은 올해 재화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6.3%에서 올해 1.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사이클 조정 및 경쟁 심화,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어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추정치가 지난해 900억달러에서 올해 8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도 문제다. 더디지만 회복 조짐을 보이던 소비 위축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인 내수경기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3분기 100.6(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 이후 10개 분기째 감소세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 감소 흐름이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코로나19(COVID-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 떨어진 상태다. 이에 더해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추가적인 소비심비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유통가에선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각종 마케팅 행사를 취소·축소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24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분열 장기화에 따라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며 "부디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고 2025년 새해에 사고 수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정이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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