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산근린공원서 500여명 모여
묵념 올리며 제주항공 희생자 애도
"올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1일 오전 남구 월산동 월산근린공원에서 시민들이 2025년 첫 해돋이를 촬영하고 있다. 민찬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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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너무 탈이 많았습니다. 을사년 올해는 모두가 근심걱정을 잊고 원하는 소망을 다 이루길 바랍니다."
1일 오전 남구 월산동 월산근린공원.
해가 뜨기 전 칠흑같이 어둠을 뚫고 친구와 가족 등 500여명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10여 분 정도 걸어서 언덕에 오른 이들은 해가 잘 보이는 방향에 자리 잡았다. 평소와 달리 대부분 시민은 자리를 잡은 후 잠시 묵념을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아들과 함께 해돋이를 보러 왔다는 김모(41)씨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이 줄곧 생각나 그들을 위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이 먼저라 생각했다"며 "해돋이를 본 후 5·18민주광장 합동분향소에 들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출 시각이 다가오자 언덕은 금세 시민들로 가득했다. 뒤늦게 도착한 한 아이는 시민들로 앞이 보이지 않자 아버지 목에 올라타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보온병에 담아 온 떡국을 나눠 먹으며 추위를 녹이기도 했고, 친구들끼리 온 한 무리는 서로 새해 소원이 무엇인지 물으며 해돋이를 기다렸다.
일출 예정 시간 보다 20분 정도 지났을 때쯤 무등산 너머로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휴대폰을 꺼내 2025년 첫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이날 해돋이는 애도 분위기 속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해가 떠오르는 걸 본 시민들은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한편,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이 안타까워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일부 인파는 해가 다 떠오르자 박수와 함께 환호를 질렀고, 기념사진을 찍거나 지인에게 영상통화로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와 12·3 비상계엄사태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깊어지면서 사회안정을 바라는 시민도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해돋이를 보러왔다는 박모(27)씨는 "매년 해돋이를 보러 오는데 오늘은 특히 차분한 분위기였다"며 "제 소원을 먼저 비는 것보다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애도하는 것이 먼저라 생각했다. 올해는 탈 없이 올바른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며 모두가 원하는 뜻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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