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언급 않고 인민의 행복한 삶 강조
대만통일 2년 연속 언급 … 일국양제 거론
2025년 경제 정책·내치 안정에 중점 예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12월 31일 집무실에서 2025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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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신년사에서 자신감을 강조하며 불확실한 외부 환경을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인민의 행복한 삶을 강조했으며 국제정세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중국의 성취 강조한 신년사
시 주석은 31일 중국중앙TV(CCTV)에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현재 경제의 운영은 일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고,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이 있으며 성장동력을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면서 “그러나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했다”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가 곧 130조위안(약 2경6000조원)을 돌파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사업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차(하이브리드카 포함) 누적 생산량 1000만대를 돌파했고 집적회로와 인공지능(AI), 양자통신 등 영역에서 새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거둔 성취의 사례로 파리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무인 달 탐사선 창어 6호의 세계 최초 달 뒷면 탐사 성공 등도 언급했다. 노인 기초연금 인상,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직접 결제범위 확대를 통한 의료접근권 향상으로 민생을 개선했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언제나 비바람의 세례 속에서 성장했고, 시련 속에서도 더욱 강해졌다”며 “누구나 자신감이 넘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협에서는 “성난 파도”도 언급
시 주석은 2024년 신년사에서는 “일부 기업은 경영 압박에 직면해 있고, 일부 대중은 취업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자연재해가 발생해 걱정된다”며 “모두가 비바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돕고, 도전하고, 난관을 극복하는 것에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겪는 어려움 일부를 인정한 지난해가 이례적이었다고 꼽힌다. 시 주석은 2022년에는 “샤오캉 사회(모두가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달성했다”고 말했고 2023년에는 코로나19 종식을 앞두 “서광이 바로 앞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는 지난해의 예외적 어려움을 극복했으니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리창 국무원 총리 등 최고 지도부가 참석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중국식 현대화 과정에는 맑은 날뿐만 아니라 거센 바람과 소나기, 심지어 성난 파도까지 있을 것”이라며 난관이 만만찮게 있다고 시사했다.
일국양제 언급하며 대만 압박
대만 통일은 2년 연속 언급됐다. 시 주석은 올해가 마카오 반환 25주년이며 “일국양제 하에서 홍콩과 마카오의 번영을 봤다”며 “대만해협 양안 동포들은 한 가족이다. 누구도 우리의 혈연을 끊을 수 없고, 조국 통일의 역사적 추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했던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조국 통일은 역사의 필연”이라고 말했다. 2023년에는 “양안은 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일국양제를 통한 번영’이라며 대만의 선택지를 더욱 좁히는 메시지를 던졌다.
국제정세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대외정책 성과를 설명하면서 “혼돈으로 얽힌 오늘날의 세계에서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화를 적극 추진했다”고만 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신년 축전을 교환하며 중·러의 전략적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의 행복한 삶 강조
시 주석은 올해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을 전면 달성해 고품질 발전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2035년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 완성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발전전략으로, 2021~2025년 연간 5~6%의 경제성장을 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시 주석은 노인·청소년 등 취약계층의 생활 보장과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겠다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순위”라며 “모든 가정은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노인들이 좋은 보살핌을 받고, 젊은이들이 더 많은 개발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문제 해결과 사회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초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올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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