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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윤 대통령 체포 막은 병사들 처벌받나…‘계엄군’ 이미지 못 버린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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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200m 앞 군인·경호처 인력 200여명 벽

병역의무 입대 병사들, 공무집행방해 처벌받나

군 당국 “대통령경호처가 통제” 책임 피하기 급급

윤 대통령 옹호한 모습으로 다시 ‘계엄군’ 면모

경호처 “군인들, 위병소 등에서 근무하는 것뿐”

경향신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로 진입한 뒤 경호처와 대치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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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소속 병사들이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해당 병력은 대통령경호처에 배속된 부대”라며 자신들이 지휘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 신뢰 회복을 외쳤던 군이 계엄을 지시한 윤 대통령을 지키는데 나서면서 ‘계엄군’ 이미지를 키웠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200m앞에서 군인과 경호처 인력 200여명이 쌓은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군인과 경호처를 포함해 2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인원이 있어 올라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관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군인은 육군 수방사 소속 제55경비단이다. 55경비단은 수방사에서 경호처로 배속됐다. 인사·군수는 수방사가, 작전·훈련은 경호처가 지휘한다. 대령급 지휘관이 지휘하며, 대통령 관저를 경비하는 경호부대다. 구체적인 규모는 군사기밀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는다.

55경비단은 대부분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병사들로 구성됐다. 앞서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설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되거나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 20대 초반에 군 생활을 끝내고 졸업과 취업을 앞두게 되는 병사들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단, 처벌 대상자는 일선 병사보다는 지휘관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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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공수처와 경찰이 투입됐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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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병사들이 윤 대통령 지키기에 동원된데 대해 책임 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는 대통령 관저에서 공수처와 군인이 대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수처와 대치하고 있는 부대는 경호처가 통제한다”라고만 알렸다. 병사들의 안전이나 처벌 받을 우려보다는 ‘합참은 책임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기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새어나왔다.

공수처와 군 병력이 충돌할 가능성이 예견됐음에도 군 당국은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경호처와 군 병력 운용에 대해 사전 협의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해당 병력을 경호처에 배속 보냈다는 이유로, 군이 병력 보호와 관리에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군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계엄군으로 이미지를 재차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온다. 12·3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달 4일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부대이동은 합참이 통제한다”며 2차 계엄이 없음을 강조했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도 혼란스러운 군 내부 상황을 수습하려 애써왔다.

그러나 군의 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 비상계엄에 병력을 동원해 구속기소된 지휘관에 대해서 아직 보직해임을 하지 않았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기소 전 상태에서 보직해임했던 것과 상반된다. 비상계엄을 정당화한 내용의 대통령실 입장을 외신에 전달한 외교부 부대변인은 업무에서 배제됐지만, 국방일보에 비상계엄을 옹호한 채일 국방홍보원장은 현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경호처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군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경호처는 이날 오후 “관저 지역은 군사보호시설로 평시 의무복무병사(55경비단)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공수처 도착시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해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했다”며 “병사들은 후방근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경호처 관계자는 “평소 근무하는 경호부대원들이 위병소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일뿐 공수처와 대치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55경비단 부대원들이 관저에 진입하려는 공수처와 경찰 등을 맞닥뜨렸을 수는 있지만, 55경비단이 이들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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