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김동관·이규호·구동휘·최윤정 등 1980년대생 기업인 활약 기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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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과 탄핵 정국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올해 역시 분주하게 움직일 예정이다. 특히 재계는 경영수업을 끝낸 1980년대생 '젊은 피'의 활약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기업 내부적으로 1980년대생 오너 일가 3·4세 기업인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젊은 오너 기업인들이 회사 경영에 단순히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 연말 인사를 통해 요직 곳곳에 배치된 만큼 경영 보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도 그룹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젊은 기업인들의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몇몇 기업에서 변화의 바람이 크게 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인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다. 1982년생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해 기획실 부실장,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맡아 경험을 쌓았다. 2021년 10월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23년 부회장이 된 지 1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거듭 승진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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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배경으로는 안정적인 경영 능력이 꼽힌다. 공정위의 연도별 자산을 살펴보면 2021년 75조3020억원, 2022년 80조6680억원, 2023년 84조7920억원 등 정기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그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HD현대는 지난해 재계 순위 8위로 한 단계 상승하는 등 위상 강화에 성공했다. 재계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올해도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자 한화 3세인 김동관 부회장(1983년생)도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함께 1980년대생 차세대 리더로 대표되는 인물이다. 지난해 한화임팩트 투자 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된 그는 올해부터 수소·바이오 등 그룹 신사업 투자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명문 사립 세인트폴 고교를 거쳐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한화에 입사했으며,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성공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사 전략 부문 대표이사에 이어 네 번째 각자 대표이사를 겸하게 됐다. 그룹 내 핵심인 방산과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것만으로도 내부 검증은 이미 끝났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오션 인수 후 정기선 수석부회장과도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동휘 LS MnM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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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부회장(1984년생)에 대한 주목도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며 '오너 책임 경영'에 시동을 걸었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 작업 또한 주도하고 있어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이미 탄탄한 입지를 다진 상태에서 역할이 더욱 확대된 1980년대생 기업인으로는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동휘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도 있다. 1982년생인 그는 지난달 정기 인사를 통해 CEO로 승진, 중책을 맡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부사장(1989년생)도 올해 역할이 더 커졌다. 지주사 SK㈜에 신설된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성장 지원은 인공지능(AI)을 포함해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조직이다. 바이오, AI 모두 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이라는 점에서 최윤정 부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평가다.
이들의 향후 움직임은 재계 안팎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경영 대권을 물려받거나, 주력 사업을 책임질 가능성이 큰 그룹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1980년대생 기업인들은 경영수업을 받는 단계가 아니라 실전에 투입된 상태"라며 "올해부터 그들의 색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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