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팔순 기념' 여행 떠난 일가족 9명 숨져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4.12.30. mangust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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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총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가족 여행을 떠난 일가족 9명이 한날한시에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30일 KBC광주방송(SBS네트워크) 보도에 따르면 탑승객 중 최연장자인 배씨(79)는 가족들과 함께 팔순 기념 여행을 갔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배씨 아내와 두 딸, 사위와 손주 등 일가족 9명이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
팔순을 축하하고 추억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첫 해외 가족 여행에서 3대는 모두 돌아오지 못했다.
배씨 부부를 비롯해 첫째 딸 부부와 다섯 살배기 손주, 둘째 딸과 손주 셋이 한꺼번에 숨졌다.
일정상 가족 여행을 함께 떠나지 못한 둘째 사위만 살아남았지만, "같이 가서 같이 죽어야 했다"며 사고 충격에 사경을 헤매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가족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 뒷모습. (사진=TV조선)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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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보도에 따르면 배씨가 살던 전남 영광의 한 시골 마을 집에는 강아지 한 마리만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 마치 가족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도로만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의 애처로운 뒷모습이 먹먹함을 더하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은 "묶어놓지 않고 이렇게 놔두더라"며 "우리 집 가자고 그러면 자기 집까지 가다가 말아버린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을의 유일한 어린아이였던 6살 손주마저 목숨을 잃으며 마을 주민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주민은 "(아이) 보면 다 예뻐라 하고 보면 뭐 사주고 그랬다"며 "그 소식 듣고 저녁 내 울었다. 어제 울음바다 됐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7C 2216편은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 후, 지상구조물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총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조종사는 사고 전 오전 8시54분 활주로 01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받고 착륙을 시도하다가 3분 뒤인 8시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 주의'를 조언을 받았으며 2분 뒤인 8시59분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를 선언했다. 이후 조류 충돌 사실과 복행 계획을 관제탑에 통보, 급하게 고도를 높이고 반대 방향 19번 활주로 재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기체는 속도를 줄이거나 화재 위험에 대비할 틈 없이 상공에 머물지 못한 채 랜딩기어 미작동 상태로 긴급하게 동체 착륙했다. 기체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를 달린 끝에 활주로를 이탈했으며, 활주로 끝에서 264m 떨어진 로컬라이저 구조물에 충돌 후 폭발했다.
참사 희생자 179명 중 관련 절차가 끝난 일부 유해가 유족에 인도돼 장례 절차가 시작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유족들에게 희생자 유해 수습 현황을 설명하면서 "희생자 179명 중 174명의 신원이 확인돼 전날 빈소로 옮겨진 4명을 뺀 170명은 현재 공항 내 냉동고에 임시 안치됐다. 우선 희생자 28명은 유족 확인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74명이다. 지문 대조를 통한 신원 확인 희생자는 147명이다. 이 중 28명은 신원 확인·검시·검안 절차까지 끝나, 이날 오후 2시부터 유족들이 최종 확인·인도 동의를 거쳐 빈소로 옮겨진다.
전날까지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던 희생자 중 27명은 DNA(유전자) 대조로 뒤늦게 확인됐다. 나머지 5명은 DNA 정밀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더 걸린다.
박 장관은 "신원이 최근 확인된 희생자 27명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유족들을 팀 단위로 나눠 차례로 확인부터 한다. 이후 검시·검안 절차가 진행된다. 신원 미확인 희생자 5명의 DNA 정밀 분석은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참사 이튿날인 전날에는 수습·관련 절차가 끝난 희생자 4명이 관련 모든 절차가 끝나 유족의 품으로 돌아가 서울·광주 등 빈소로 옮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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