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400원대 고착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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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이 지난 3분기 시장안정화 조치를 위해 2억 달러 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원·달러 환율이 다소 진정세를 보여 달러를 사들인 금액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1월과 12월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4분기에는 환율을 방어하느라 달러 매도 금액이 더 컸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내년 1분기 환율 전망을 두달 전보다 130원 가량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31일 공개한 ‘올해 3분기 중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보면 외환당국의 7~9월 외환 순거래액은 1억9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순거래액은 달러를 사들인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액수로 ‘플러스’라는 의미는 달러를 판 것보다 사들인 금액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3분기 평균 환율(1358.35원)이 2분기(1371.24원)보다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조성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2분기보다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외환 순거래액은 -18억1500만 달러, 2분기 -57억9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 2분기는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 매입 금액보다 매도 금액이 더 많았다.
문제는 4분기다. 지난 30일 거래를 마감한 원·달러 환율의 4분기 평균은 1398.75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금융위기 1분기(1418.3원) 이후 15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보다 더 높았던 시기는 외환위기인 1998년 1분기(1596.88원)때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까지 이어지면서 환율은 1500원대를 넘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환율은 더 치솟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환율의 ‘1400원대’ 고공행진이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시티그룹, 스탠다드차티드 등 6개 해외 IB들의 2025년 1분기 1435원으로 지난 11월 전망치(1305원)보다 130원이나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같은 고환율이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11월 중순 이후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12월 (물가상승률)도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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